미국 플로리다주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김현수의 모습. '타격 기계'가 본격적으로 기름칠을 시작했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24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구단 스프링캠프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볼티모어는 지난 19일 투·포수가 먼저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했고, 이날 내·외야수가 모두 참석한 풀 스쿼드(Full squad) 훈련으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라커룸에 모습을 나타낸 김현수는 외야수 다리엘 알바레즈와 조이 리카르도 사이에 짐을 풀었다. 얼굴에는 피곤이 가득했지만 특별히 긴장하는 모습은 없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탓이다. 김현수는 지난달 23일 미국 LA로 출국해 일찌감치 스프링캠프를 대비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10홈런을 때려낸 브래디 앤더슨 볼티모어 부사장과 함께 훈련을 해 현지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만난 그는 "빨리 적응하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첫 번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데 어떤가. "좋다. 이제 시작이니까, 오늘부터 적응에 들어간다."
-공식 소집 첫날인데. "(평소와) 다른 건 아침에 와서 피지컬 테스트를 받았다는 거다. 숙소는 야구장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는 벌써부터 닉네임이 '머신(기계·Machine)'로 돼 있는데. "여기서 기대하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그렇게 불리고) 해서 그런가보다. 난 모든 게 물음표다. 나 역시도 물음표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해봐야 한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1번타자 이야기도 있는데, 부담은 없나. "언론에서 나온 이야기지 여기서(구단) 나온 게 아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어떤 타선에서 시즌을 준비하느냐에 있어 큰 차이가 있나. "그런 건 전혀 없다. 잘 치려는 마음은 똑같다."
-1월이 아니라 2월 중반부터 공식훈련을 하는 건 처음 아닌가. "개인스케줄로 운동을 하는 것과 단체 스케줄로 하는 건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니까 훈련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 힘들 때 쉴 수 있고, 그런 게 좋았다."
-밝은 성격을 장점으로 이야기하는 현지 매체도 있던데. "한국에서 하던 대로 했다. 웃으면서 운동을 했는데. 여기는 아닌 건가(웃음). 내가 좀 더 웃는 것처럼 보이는 거 같다. 안 웃고 있어도 웃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말이 안 통하니까. 말을 안 하고 웃고만 있으니까…."
-메이저리그에선 루키의 입장,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있을 텐데. "그렇다. 사람들이 적응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부담을 갖고 야구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최대한 재밌게 좋은 내용 보이도록 하겠다. 루키라고 긴장하는 건 아니다. 야구장에 나가면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친하게 다가오는 선수가 있나. "웬만한 선수들은 다 그렇다. 미겔 곤잘레스랑 아담 존스, 매니 마차도도 처음 왔을 때부터 친하게 자 해주더라, 크리스 틸만도 그렇다."
-투수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다 타자에게 유리한 캠든야즈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요소로 보이는데. "그거랑은 상관이 없을 거 같다. (홈구장이 바뀌는 대신에) 공이 조금 빨라지고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다는 건 좀 더 공격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한국에서도 그린존에 들어오는 건 다 쳤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는 건 다 칠거다. 아니다 싶은 건 스트라이크 콜을 받더라도 안 칠거다."
-벅 쇼월터 감독이 강조한 부분이 있나. "이곳에 적응하려고 하지말고 이곳 사람들을 너에게 적응시키라고 했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불편한 거 있으면 다 이야기하라고 했다."
-특별히 상대해보고 싶었던 투수가 있었나. "아니다. 모든 투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아직 한 명도 상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많아졌고, 맞대결도 앞두고 있는데. "서로 좋은 경기하고 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팀이 이기는 거로 했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