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중국에서 생산된 백산수를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국내에 들여와 운송비용를 아낄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정부가 개성공단 철수에 이어 '나진-하산 프로젝트'까지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같은 계획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운명에 처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지하자원을 러시아 극동지역인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의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을 통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복합 물류 사업이다.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이 주관하고 통일부와 외교부가 지원해 왔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이 프로젝트의 시범 운영에 참여해 백산수를 나진항을 통해 부산항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당시 민간 상업용 컨테이너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10년 5·24 대북 제재 이후 처음이었다.
그전까지 백산수는 생산공장인 중국 연변 이도백하에서 대련항까지는 철도로, 대련항에서 평택항과 부산항까지는 각각 해상루트를 이용해 국내에 들여왔다. 대련항까지는 육상으로 1000km, 다시 평택과 부산항까지는 해상으로 각각 600km, 1000km 거리다. 총 운송거리가 2000km에 달해 물류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북한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올 경우 공장에서 나진항까지 약 250km, 부산항까지 950km 정도로 총 1200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운송 시간도 하루 정도 단축돼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에 농심은 장기적으로 이 루트가 상용화되길 바랬다.
작년 연변농심 안명식 대표는 "북한 나진항을 이용하면 현재 대련항 이용 경로의 절반 수준으로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나진항은 백산수의 해외 수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농심 백산수는 본래의 먼길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 때문에 농심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지난해 백산수 제2공장의 가동으로 초기 비용부담이 발생했다"며 "여기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중단으로 물류비 절감 계획 마저 무산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농심은 나진항 루트가 시범운행이었던 만큼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시험사업으로 나진항을 단 한 번 이용했을 뿐"이라며 "향후 나진항 이용을 못한다고 해서 특별히 손실을 입을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