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신인 그룹으로서 채 날개를 펴기도 전에 당한 불미스러운 교통사고로 두 멤버를 잃은 레이디스코드가 슬픔을 뒤로하고 새 출발선에 섰다.
24일 오전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는 레이디스코드의 새 싱글 앨범 '미스터리(MYST3RY)'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애슐리와 주니, 소정으로 재편된 3인조 레이디스코드가 참석했다.
데뷔 당시 유난히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팬들과 언론의 사랑을 받았던 레이디스코드 였지만, 이날은 긴장을 감추기 어려워 보였다. 레이디스코드는 먼저, 존폐의 위기까지 몰렸던 과거의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애슐리는 "사고를 당하고 난 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이 곁에 없다는 걸 인정하기 힘들었고 다시 무대에 서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며 "하지만 점차 주변의 좋은 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고 팬들도 저희를 믿어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3명이서 더 의지하고 돈독해져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정은 "우리에게 권리세, 고은비는 열정 넘치고 가족들을 사랑했던 언니들이었다"라며 "떠올려보면 언제나 열심히 했던 언니들이다. 하늘에서 우릴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언니들 정말 사랑하고 보고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아픔 후, 더 단단해진 3인의 레이디스코드는 이날 쇼케이스에서도 '3'을 강조했다. 앨범 티저 영상에도 '3'을 표현하는 오브제들이 등장했고, 무대에서도 3과 관련된 장식이 눈에 띄었다. 이는 멤버 충원 없이 레이디스 코드를 지켜내겠다는 의지. 레이디스 코드는 "다른 멤버를 충원하는 일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남은 세 사람이 리세, 은비 언니의 몫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기자 간담회 중 레이디스 코드 멤버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듯, 감정이 격해질만한 상황에서 서로의 팔을 잡아주거나 어깨를 토닥이는 스킨십으로 안정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새 앨범을 발표하는 자리. 줄곧 우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신곡을 소개할때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빛났다.
타이틀곡 '갤럭시'(Galaxy)는 레이디스코드의 성장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었다. 사고 전, 신인답게 밝고 상큼한 모습을 주무기로 삼던 '소녀'들은 어느새 성숙한 '여인'이 됐다. 우주 위에서 길을 잃은 별을 상징화 한 곡으로 몽환적인 사운드와 한층 차분해진 멤버들의 보이스가 조화를 이루었다. 느려진 템포는 댄스보다 가창력을 자랑하기 적당해 보였다.
앨범에 대해 설명하며 레이디스코드는 지난 2년간의 공백기가 슬픔과 애도의 시간만은 아니었음을 전했다. 레이디스코드는 "2년의 공백 동안에 보컬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퍼포먼스에도 노력을 많이 했다"며 "무엇보다 감성적인 표현력을 기르려고 했다. 쉬는 동안에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연습 이외에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연습으로 열심히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레이디스코드는 올해 세 번의 컴백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정확하게 어떤 장르’의 걸그룹이 될지, 어떤 컨셉트의 음악을 할지를 정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여자들이 좋아하는 걸그룹이 되겠다.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컨셉트로 최대한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레이디스 코드의 새 싱글 앨범 '미스터리'는 24일 자정 발매됐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갤럭시'를 비롯해 '마이 플라워(MY FLOWER)'와 '샤콘느(CHACONNE)' 등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