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이하 '마리텔)은 MBC 신흥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 보도자료를 포함해 홍보가 상당하지만 정작 프로그램 안에서 논란이 벌어졌을 때는 '묵묵부답'하는 제작진의 행태가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29일 진행된 '마리텔' MLT-22 생방송 녹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가희와 함께 출연한 안무가 배윤정은 이날 Mnet '프로듀스101' 멤버들 번호를 아느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전화 번호 이제 그만 물어보세요. 엄X 전화번호 진짜 몰라"라며 채팅창을 향해 손가락 욕을 했다. 가희는 그 행동이 재밌는듯 함박웃음을 보였지만, 시청자들은 수치심을 느끼기 충분했다. 또한 그는 이날 안무를 가르치던 중 모르모트 PD에게 욕을 했고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29일 자신의 SNS에 '제가 방송 중에 너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한 부분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라고 했다. 이어 ''잘 해보려고 하다가… 역시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어요. 너무 미워마시고 오늘 참 좋은 경험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모르모트 피디님 작가님들 가희 그리고 스태분들 너무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논란에 고개 숙였다.
신속한 사과였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이 너무나 실망스러워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제작진은 입을 닫았다. 시청자를 향한 사과는 커녕 해명을 하거나 재발 방지를 위한 공식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우리 잘못이 아니고 배윤정의 잘못'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일까.
프로그램 안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입을 닫는것은 '마리텔' 제작진에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걸그룹 트와이스 쯔위는 '마리텔' 안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고, 이 모습을 본 대만 출신 가수 황안이 중국과 대만의 정치 관계와 관련해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 논란이 됐다. 파장은 바다를 건넜고, 대만 총통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영국BBC 등 세계의 언론에서 이 사태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쯔위는 영상을 통해 사과했고, 소속사 JYP도 사과문을 내놓았다.
MBC와 '마리텔'은 어떤 대처를 했을까. 없었다. 이와 관련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넘어갔다. 당시 일간스포츠는 MBC 측에 입장을 요구했지만 '민감한 문제라서'라는 대답만 들려왔다.
이 역시 '대만 국기를 흔든것은 쯔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미성년자인 쯔위에게 의도 밖의 괜한 논란이 될 수 있는 소품을 안겨준 제작진은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박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