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썰전'은 '어려움'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강용석에 이어 1부 코너 '하드코어 뉴스깨기'에서 원년 멤버로 활약하던 이철희가 148회를 끝으로 지난 1월 하차했다. 갑작스레 맞이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었던 상황에서 제작진은 '전원책·유시민' 카드를 꺼냈다. 새로운 인물의 투입은 '썰전'의 주춤했던 인기를 급상승,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회복은 물론 방송 6회 만에 '썰전' 자체 최고 시청률(2016년 2월 18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134%)을 경신했다. 전원책의 톡 쏘는 사이다 입담과 침착하지만 할 말 다하는 유시민의 모습이 큰 웃음을 자아내며 호감 지수를 높이고 있다. '썰전' 김은정 PD는 "일부러 연 2막은 아니었지만,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전원책·유시민의 투입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점이 있었는데 첫 녹화 후 깨끗하게 씻었다. '최고의 방송감'을 자랑하는 분들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막이 열린 '썰전'에 대한 평가가 좋다. "감사하다. 워낙 박학다식한 분들이라 방송 내용은 걱정하지 않았지만, 방송 쪽 경험이 생방송 토론이 전부라 걱정이 많았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녹화 방송에 잘 적응할까 걱정했는데 첫회 녹화 후 그런 우려를 깨끗하게 씻었다. 모든 걸 알아서 척척 해줬다. 최고의 방송감을 자랑하는 분들이다. 제작진의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한풀 꺾였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2막을 열면서 전국 시청률 4%대를 돌파하며 다시금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올해가 총선이 있는 해라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 점이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전원책·유시민 투입에 대한 제작진의 자체 평가는 어떤가. "더할 나위가 없다. 서로 캐릭터가 다르고 워낙 알아서 잘해주기에 제작진이 따로 주문할 게 없다. 강용석 변호사·이철희 소장의 구도가 균형이 잘 맞아서 론칭 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썰전'이었던 만큼 두 사람의 캐릭터를 넘어서는 새 판을 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더구나 전원책 변호사·유시민 작가의 캐릭터는 생방송 토론 출연이 전부라 데이터가 부족했다.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합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싸울 땐 강하게 싸우고 보듬어줘야 할 때 서로 보듬어준다. 알아서 척척 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전원책의 다소 거친 발언에 심장이 떨리진 않나. "생방송이 아니니 편집하면 되지 않나.(웃음) 녹화를 미리 뜨는데 이슈가 매일매일 바뀌니까 생방송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안 될 것 같다. 유시민 작가는 예전에 생방송 토론할 때 매 순간 긴장한 상태로 토론을 이어갔다고 하더라. 근데 녹화는 편집할 수 있으니 좀 더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 좋다고 좋아했다. 녹화한 걸 가족들이랑 모여서 같이 본다고 하더라. 자기도 몰랐던 자기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재밌다는 말도 했다."
-실시간 검색어까지 점령한 두 사람이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슈에 대한 토론 준비도 열심히 하지만 오늘 녹화에선 어떤 위트 있는 말을 할까 고민하는 것 같다. 화제가 된 '단두대' 발언도 첫 녹화 때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었다. 유시민 작가는 TV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모르는 게 없더라. '비정상회담'부터 '슈가맨'·'언프리티 랩스타'·'프로듀스101'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사실에 놀랐다. 생방송 토론에선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전원책과 유시민에 쩔쩔매는 김구라의 모습도 재밌다. "얼마나 개입해서 흐름을 잡아줘야 하는지, 얼마나 당해줘야 재미가 있는지 잘 아는 MC다. 노련하다.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이지 않나. 역시 아무나 받는 상이 아니다." -묵묵하게 제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김구라에 대한 남다른 고마움이 있을 것 같다. "그 자리를 누가 버텨낼 수 있겠나. 감히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못할 자리다. 그만큼 잘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썰전'이다. "그 전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전원책 변호사는 자기 원칙과 신념이 확실하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어떤 이해관계에 얽혀서도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진짜'를 말해서 힘이 있는 것 같다. 유시민 변호사는 '지식 소매상'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정치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거에 대한 지식이나 살아온 얘기들이 풍부한 분이다."
-방송을 보면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게 연륜인 것 같다. 나하고 다른 생각을 가졌지만, 상대방이 가진 생각을 존중할 수 있는 힘이 연륜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정부와 관련한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땐 좀 꺼려지지 않나. "의도성을 가지고 정부를 비난하지 않는다. 정부가 잘한 부분에 대해선 잘했다고 인정하고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무엇이 아쉬운가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얘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근거 없는 비방은 안 되지만, 서로 잘해보자고 얘기하는 것이지 않나.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는 것도 나라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부 코너에 비해 2부 코너('썰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점이 좀 아쉽다. "1부 코너에 많은 분이 봐주시기 시작하면서 2부를 봐주시는 분들도 늘었다. 화제성이 좀 아쉬운데 그건 앞으로 제작진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은 지금 체제를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총선 전에 이철희 소장을 비롯해 김성태 의원·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등 우리 프로그램을 스쳐 갔던 분들과 각 당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이 나와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이다. 선거법이 까다로워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끝으로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