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젯블루 파크 기자실 뒷면에 장식돼 있는 액자들. 액자속에는 역대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배중현 기자 노모 히데오(49·은퇴)가 보스턴에 남긴 임팩트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보스턴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젯블루 파크 기자실에는 인상적인 사진이 뒤편에 전시돼 있다. 25개의 크고 작은 액자 속에는 그동안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들의 경기 당시 사진이 들어가 있다. 1904년에 팀 역사상 첫 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사이 영을 비롯해 1965년에 대기록을 달성한 데이브 모어헤드 그리고 1962년에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마운드에서 노히트노런을 완성한 얼 윌슨의 모습 등이 액자에 담겨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노모다. 노모는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1996년에 콜로라도를 상대로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노히트노런(9이닝 4볼넷 8탈삼진)을 달성했다. 2001년 4월에는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또 한 번의 노히트노런(9이닝 3볼넷 11탈삼진)을 작성해 화제가 됐다. 콜로라도 때와 마찬가지로 타자에게 유리한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써 더욱 의미가 있었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있는 노모 히데오의 모습. 배중현 기자노히터노런 당시 보스턴 글로브 1면 기사와 당시의 기록지. 배중현 기자 양대 리그를 번갈아가면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는 2001년 당시 사이 영, 짐 버닝, 놀란 라이언에 이어 노모가 메이저리그 통산 네 번째였다. 무엇보다 디트로이트에서 이적한 후 치른 레드삭스 데뷔전에서 '사고'를 쳐 더욱 이슈가 됐다. 모어헤드 이후 36년 만에 나온 보스턴의 대기록이었다.
임팩트가 강했던 이유일까. 기자실에 있는 노히트노런 액자에서 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노모는 노히트노런을 작성할 당시 지역지인 보스턴 글로브의 신문기사 1면이 함께 전시돼 있다. 신문 기사가 함께 있는 건 2002년의 데릭 로와 노모가 유이하다.
여기에 노모는 당시 경기 기록지도 함께 전시해놔 경기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노모와 관련된 사진은 경기 투구, 신문기사, 기록지 등 3개. 이는 각각 4장씩인 존 레스터와 데릭 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세월은 지났지만 통산 123승(109패 평균자책점 4.24)을 기록한 '일본의 레전드' 노모의 흔적은 아직 보스턴 구단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