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is] '맛있는 녀석들' 1년의 힘, 다른 먹방과 '급'이 달랐다

 
풀이1: 오로지 먹는 장면 그것 하나로
첫 방송될 때만 해도 먹방의 시류에 편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비주얼적으로 시선을 잡아끌 만한 인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잘 먹게 생긴 코미디언 넷이 잘 먹는 장면들을 모아 영상으로 내보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된 구성이다.
 
그런데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먹는 모습은 다른 연예인들이 먹는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식욕이라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 중 하나인지라 정말 맛있어서 음식을 먹는 모습과 맛있는 척 음식을 먹는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도 쉽게 분간할 수 있다. ‘맛있는 녀석들’은 정말 맛있게 먹는다. 먹는 데 가식이 없고, 밥숟가락에 늘 탑을 쌓아 먹는다.
 
특히 ‘쪼는맛’에 걸려 ‘한입만’을 시도하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음식을 앞에 두고도 먹을 수 없는 답답하고 부조리한 상황, 그것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외치는 ‘한입만’에서, 그리고 그들이 음식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맛보고 만족감에 찬 표정을 지을 때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도 같이 폭발한다.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풀이2: 코미디언 4명의 섭외가 신의 한 수
‘맛있는 녀석들’은 궁극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이다. 아무리 음식을 맛있게 먹고 음식의 맛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해도 재미가 없다면 방송을 볼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전부 코미디언으로 멤버 구성을 짠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통해 모두 존재감을 발휘한다. 먹방의 프로인 김프로와 걸크러쉬 민경장군, 유밉상 유민상과 막둥이 문세윤의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맛있는 녀석들’을 보게 하는 소소한 재미다.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오르면 각본에 짠 희극 연기를 하기 때문에 돌발적인 상황이 잦은 버라이어티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기대보다는 걱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입담을 기본 무기로 갖춘 MC들은 음식뿐 아니라 개그와 방송 분량 확보에도 욕심을 낸다. 어느덧 연차가 쌓여 중견 코미디언이 된 이들은 사람을 웃게 하는 기본 공식을 모두 꿰뚫은 사람들이다. 말과 행동이 재미가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다.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풀이3: 다른 먹방들과 무엇이 달랐나?
‘더 맛있는 팁’은 처음에는 주 메뉴의 음식에서 한두 가지의 재료를 더 보충해 색다른 맛을 소개하는 형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여기에 변주를 가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쿡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기존의 음식에서 자신만의 맛을 찾아내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기존 먹방에서 보이지 않았던 신선한 패턴이다. “여기에 뭐가 좀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었지만 정말 무엇을 더 첨가해 먹게 되는 장면은 방송에서 잘 내보내지 않았던 부분이다. 음식을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일까? 어쨌든 먹방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먹는 ‘사람’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먹방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맛있는 녀석들’만의 핵심 주제다.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사진 ComedyTV `맛있는 녀석들` 캡처 
해답: 고기도 먹어본 놈이 더 많이 먹는다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지 늘 하던 사람이 더 잘 한다는 ‘고기도 먹어본 놈이 더 많이 먹는다’는 말은 ‘맛있는 녀석들’의 공식이다. 음식은 많이 먹어본 사람이, 예능은 많이 웃겨본 사람이 잘 하기 마련이다. 잘 먹고 잘 웃기는 사람들의 조합, 거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먹방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맛있는 녀석들’이 실패한다는 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글. 온라인팀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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