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박병호는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첫 타석 2사 만루를 비롯해 세 번의 타석 모두 주자 있는 상황이었지만 진루타도 없었다. 잔루 6개는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5번 타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와 함께 팀 최다였다.
시범경기인 만큼 결과에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배트에 공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날 세 번의 타석에서 총 11개의 공을 봤다.
첫 타석에선 선발 왼손투수 헨리 오웬스(4구), 두 번째 타석에선 오른손투수 노에 라미레스(3구), 세 번째 타석에선 다시 왼손투수 브라이언 존슨(4구)을 상대했다. 모든 타석에서 4구이네에 승부가 끝났다. 세 번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내주며 계속 어려운 볼카운트에 몰렸다. 결정구로 들어온 공을 커트하지도 못했다. 보스턴 배터리의 짜임새 있는 볼 배합에 철저하게 말렸다.
눈여겨 볼 타석은 두 번째였다.
박병호는 0-0으로 맞선 3회 2사 1·2루에서 라미레스를 상대했다. 1989년생인 라미레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예.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르며 적극성을 보였다. 하지만 체인지업(헛스윙)-직구(루킹 스트라이크)-커브(헛스윙)로 변화를 준 라미레스의 완급조절에 무너졌다. 3구째 커브는 원 바운드성으로 들어오는 유인구였지만 배트를 멈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날 본 11개의 공 중 딱 하나만 배트에 맞췄다. 빗맞아 타석 주변을 구르는 파울 타구였다.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 자신도 이 점을 걱정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28일 열린 구단 첫 풀스쿼드 훈련 때 "오늘 처음으로 라이브배팅을 했다. 빠른 공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3일 첫 시범경기부터 호되게 당하며 앞으로의 숙제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