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오는 5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다. 새 출발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
LG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시작했다. 세대교체를 선언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확신할 수 없었다. 전력 보강도 크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젊은 선수들의 과욕과 부상 방지를 위해 '야간 훈련'을 폐지했지만, 다른 팀과 다른 행보에 의구심도 있었다.
2달 여의 캠프 일정 종료를 앞둔 현재 젊은 선수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건강한 팀으로 거듭날 조건을 갖췄다. 포지션 경쟁이 가능해졌고, 백업 자원도 탄탄해졌다. 군 제대 선수가 앞장섰다. 2루수 정주현은 기존 주전 손주인을 위협하고 있다. 빠른 발과 컨택 능력으로 주목받던 그는 이번 캠프에서 장타력까지 겸비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서용빈 타격 코치가 "기대해도 좋은 선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무릎 부상을 당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은 강승호가 메울 전망이다. 그 역시 군 제대 후 타격 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아직 수비 능력은 향상이 필요하다. 오지환은 지난해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유격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비율(97.3%)를 기록했다. 아직은 강승호가 완벽하게 대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기회에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양상문 감독도 "23살 때 오지환과 비교했을 때는 강승호 기량이 공·수 모두 더 낫다"며 믿음을 전했다.
외야 한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도 뜨겁다. 이병규(7번)와 임훈이 코너 외야수를 맡고 중견수 자리는 젊은 선수 중 한 명으로 채운다. 문선재, 안익훈,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서상우가 경합한다. '공·수·주'에서 각자 장점이 뚜렷하다. 이미 사령탑은 시범 경기에서 두루 기회를 줄 생각이다. 경쟁은 정규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존 선수들도 자리보존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새 얼굴이 부족했던 투수진에선 이준형이 기대감을 줬다. 이준형은 지난해 kt에서 트레이드 돼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적 직후 바로 관리를 받았다. 양상문 감독, 강상수 투수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투구를 했다. 당시 양 감독은 "투구를 할 때 발을 너무 넓게 뻗는 경향이 있다"며 보완점을 지적하면서도 "공이 빠르고 체격도 좋다"며 잠재력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선 3경기에 나섰다. 3⅔이닝 동안 5실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무리캠프부터 교정된 투구폼이 몸에 익기 시작했고, 캠프 실전 경기에서 결과로 나타났다. 이준형은 지난달 22일 한화전에서 3⅔이닝 무실점, 27일 SK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의 자세, 경기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LG는 젊은 선수들이 주로 나선 19일 요미우리전에서 2-4로 패했다. 그러나 이후 7경기에서 5승 2무를 거뒀다. 그토록 바라던 신·구 조화가 이뤄진 경기가 이어 고무적이다. 젊은 선수들이 이끈 승리도 있었다.
아직 정규 시즌은 물론 시범 경기도 시작하지 않았다. 설레발은 금물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양상문 감독도 "특정 선수를 언급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젊은 선수들 성장에 만족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