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은 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3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길에 오르지 않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정우람을 포함한 투수 12명의 잔류를 주문했다. 잔류조 투수들은 나흘 동안 불펜 피칭을 집중적으로 소화하며 투구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정우람은 투구 수를 점점 늘려가면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입국장에서 만난 정우람은 "오늘(6일) 오전에 200개 가량 공을 던졌다"며 "한 번에 그렇게 많은 공을 던진 건 7~8년 만이었다. 예전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캠프 기간을 소홀하게 하지 않았지만, 다소 편하게 훈련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나이를 먹으니 투구 후 회복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았다. 그러나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다짐했다. 공을 던지면서 체력·구위를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정우람은 지난 겨울 한화와 4년 총액 84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SK 시절 함께 한 김성근 감독과 재회에 큰 관심이 모아졌다. 정우람은 "감독님의 훈련 스타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적응에는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비시즌 동안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캠프 초반 합류에 실패했고, 김성근 감독의 질책도 들었다. 정우람은 서산에서 몸을 만들 당시 "반성하고 있다"며 자책했다.
정우람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재활조에 속해 훈련을 했다. 아픈 곳은 없지만, 천천히 몸을 만들수 있도록 김 감독이 배려를 한 것. 정우람은 오키나와 2차 캠프 중반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넥센과 평가전에 등판해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잔류조 훈련에서 불펜 투구를 집중적으로 소화하며 시범경기를 준비했다.
정우람은 "감독님과 다시 한 번 야구를 하고 싶었다. 초심을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 '전형적인 직구·슬라이더가 아닌 변형 그립을 잡아보라'고 조언하시는 등 변화를 강조하셨다. 다시 생각하고 깨달았다"고 밝혔다. 시범경기를 통해 100% 컨디션을 만들 계획이다. 그는 "대전구장에 마운드에 서면 한화 투수가 됐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질 것 같다. 100% 던지기 어렵지만, 대충 던질 수 없다. 개막전에 100%가 되도록 시범경기를 잘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