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귀국한 삼성 선수단은 5~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정말 좋다"는 반응이 자연스레 나왔다.
대구 신축 구장은 좌석 간격·접근성 등에서 팬친화적인 환경으로 지어졌다. 그라운드를 밟고 뛰는 선수들을 위한 시설도 마찬가지다. 낙후된 대구시민야구장을 벗어나 새 집으로 이사온 선수단은 최신식 구장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훈련 및 편의 시설 최고
류중일(53) 삼성 감독은 "라커룸, 실내 야구장, 트레이닝실 등 선수단 공간을 많이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새 구장에는 국내 최대 실내연습장을 비롯해 체력단련장, 물리치료실 등이 마련됐다. 라커룸의 중앙에는 선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원형 쇼파를 배치했다. 선수단은 훈련 시설 확충을 크게 반긴다. 특히 실내 연습장 마련에 들뜬 모습이다. 이승엽·나성용·발디리스 등 선수들은 벌써 실내 연습장에서 자발적으로 추가 보충 훈련을 실시했다.
[ 실내연습장의 모습 ]
1루수 이승엽(40)은 "이젠 비 맞으며 그라운드에서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실내연습장을 반겼다. 훈련광인 이승엽은 첫날부터 실내연습장을 찾아 스윙을 했다. 투수 장원삼(33)은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도 싹 바뀌었다"고 좋아했다.
[ 실내 연습장에서 이승엽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라커룸 시설도 최신식으로 탈바꿈했다. 이전에는 좁은 공간에서 식사, 휴식, 샤워까지 모두 해결했다. 중견수 박해민(26)은 "넓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이전에는 비좁아서 이동하기도 불편했다"며 편의시설 확충을 반겼다. 1군 2년차 구자욱(23)도 "라커룸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 라커룸의 모습 ] ◇천연 잔디·외야 펜스·배수…
대구 신축구장은 종전 대구시민야구장의 인조 잔디에서 천연 잔디로 바뀌었다. 김상수는 "천연잔디에선 부상 위험이 준다. 인조잔디에선 평소 통증이 더 악화된다"고 반겼다.
그라운드에는 메이저리그 '흙'을 도입했다.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 주루 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를 깔았다. 워닝 트랙에는 국내 최초로 캘리포니아 화산석을 가져왔다.
대구지역은 지난 5일 밤 많은 비가 내렸는데 6일 훈련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김성래 수석코치는 "물이 잘 빠진다. 배수시설이 좋다"고 감탄했다. 향후 한 차례 흙을 더 뿌리고,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다. 구단 관계자는 "내야 그라운드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가 마련됐다. 방수포는 구장 인력이 아닌 기계를 이용해 덮을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외야 좌중간 및 우중간 펜스는 일반적인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른 펜스 플레이나 중계 플레이에 대한 적응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박해민은 "직접 수비를 해보니까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용국 수비코치는 "외야 펜스가 가까워지면서 센스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코칭스태프는 향후 훈련을 통해 타구 코스에 따른 트레일러맨 배치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대구구장은 홈플레이트와 중앙 펜스 간 거리는 122m, 좌우는 99m로 이전과 비교하면 좁아진 편이다. 투수들은 다소 좁아진 그라운드 규모와 파울라인 탓에 홈런이 늘지 않을까 걱정했다. 투수진은 좁은 불펜도 다소 아쉬워했다.
류중일 감독은 "앞으로 바람 방향(야간 좌→우)을 체크해야 한다. 또 펜스 거리가 가까운 느낌이 드는데 홈런이 많이 나올지 봐야 한다. 시범경기를 통해 장단점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새 구장에서 즐겁게 훈련에 임하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사진 중앙에 새로운 용병 발데라스의 모습이 보인다 ]
지난 34년간 낙후된 환경에서 팬들의 환호 속에 수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삼성, 이제 최신식 새 구장에서 팬들과 호흡한다. 이승엽과 장원삼은 "이제 야구를 잘할 일만 남았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