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로보어드바이저(로봇자문가) 서비스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컴퓨터 알파고 간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겹치면서 은행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자문가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로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로보어드바이저로 수익을 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도입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초 쿼터백투자자문과 제휴해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R-1'을 출시했다. 쿼터백R-1은 국내에 상장된 지수연동펀드(ETF) 중 8~12개를 선별해 투자한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초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사이버PB'를 내놓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하나금융투자가 협업해 개발한 것이다. 영업점에 있는 태블릿PC나 직원 단말기에서 고객이 자신의 투자정보와 목적, 성향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 상품을 제시해준다. 최저 50만원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그동안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제공됐던 투자자문의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와 손잡고 로보어드바이저 모델 개발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오는 4월 중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탑재한 펀드 추천 서비스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ETF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펀드, 예·적금, 파생상품 등도 가능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ISA 출시에 맞춰 ISA 계좌에 가입 가능한 전용상품 및 퇴직연금 상품을 반영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인터넷·모바일뱅킹 및 위비뱅크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ISA와 퇴직을 포함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베타 버전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종합 자산 관리를 해주는 정식 버전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