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렛츠런 파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환골탈퇴 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 2013년 말 취임한 현명관 회장이 내건 슬로건에서 비롯됐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대표적 방만 공기업 마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한국마사회는 2년이 지난 현재 기획재정부가 시행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 98.3점을 받아 공기업 1위를 차지하며 경영혁신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국민과 고객의 질타만 받던 기업이 1등 고객만족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삼성물산 회장 출신인 현 회장의 경영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현 회장은 취임직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백화점 수준의 고객서비스 마인드'를 강조하며 내부 체질개선에 나섰다. 고객만족(CS) 혁신의 첫단추로 식당과 매점 등에서 고객 체감 불만요소를 찾아 개선했다. 임직원들 또한 내부적으로 CS페스티벌, CS컨설턴트 서비스 컨설팅, 고객접점 우수인력 성과 보상 등 대대적 체질개선 활동을 벌여왔다.
이어 현 회장은 경마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눈을 돌렸다. 경마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함이었다. 먼저 'Fair&Fair Project'를 통해 고객과 심판위원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판정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기수별 추적 프로그램 운영으로 불성실한 기수의 기승을 사전에 방지했다.
2014년에는 한국 경주마의 능력수치를 국제표준화시키며 경마 선진국의 대열로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처럼 투명하고 공정한 경마를 위한 노력은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했다. 2014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15년 말레이시아, 프랑스에 총 831회의 한국경마 경주실황 수출로 387억원의 해외 매출액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는 그 여세를 몰아 현재 PARTⅢ 국가에서 PARTⅡ로 진입해 경마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사회는 내부적 변화뿐만 아니라 고객의 이미지 또한 변화시킨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큰 효과를 봤다. 바로 '경마 고객의 품격, 당신이 만듭니다'는 'Respect 캠페인'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과거 슬리퍼나 반바지 차림의 복장과 음주·흡연 등의 경마장 문화를 개선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어떠한 개선도 없이 지역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30개 전체 장외발매소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갔다. 단기적 매출하락을 감내하며 전 좌석 좌석정원제를 시행했다. 그 결과 1일 입장 가능 인원은 1만1443명(15.7%) 하락했으나 서비스 모니터링 결과 종전 89.3점에서 95.1점으로 향상돼 고객들의 편의는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상생 모델로 전환한 렛츠런 문화공감센터(장외발매소)는 이제 지역주민의 명소가 돼 가고 있다. 어린이 놀이공간 등 다양한 콘텐츠의 문화교실 운영으로 지난해 기준 2만명 이상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밖에 스마트폰 모바일 배팅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마권 구매 편의를 도모하고, 1인당 10만원 상한선을 엄격히 규제해 '건전경마'의 효용을 높였다.
현 회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첫째도 고객, 둘째도 셋째고 고객"이라며 "기존 고객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국민,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프레임을 확장시켜야 공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