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태양의 후예', MBC '굿바이미스터블랙', SBS '돌아와요 아저씨'가 버틴 수목극 시장에 비하면 월화극은 '빈자리'에 가깝다. tvN '피리부는 사나이'가 시청률 1%대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28일·오후 10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지상파 3사가 격돌한다.
MBC '몬스터'는 강지환·성유리를 내세워 시청률 1위를 잡겠다는 야심이지만 경쟁작도 만만치 않다. SBS '대박'에는 장근석·여진구·최민수에 임지연이 버티고 있고, '동네변호사 조들호'또한 박신양·강소라·류수영등의 라인업을 내세웠다. 3작품 모두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가운데 초반 기선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는 MBC 새 월화극 '몬스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몬스터'가 갈고 닦은 '무기'는 무엇일까.
'몬스터'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철옹성과도 같은 베일에 싸인 특권층들의 추악한 민낯과 진흙탕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릴 예정.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50부라는 긴 호흡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주성우 PD는 "동시에 시작을 하니까, 아무래도 나를 포함한 모든 방송국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만의 무기는 있다. 무엇보다 등장하는 인물이 다채롭고, 각각의 캐릭터가 다양한다. 50부는 한 인물만을 파고들수는 없지 않은가. 무지개같은 다양한 빛깔을 보여 드린다면, '괴물 같구나'라는 평을 받으면 사극('대박')과 법정드라마 ('조들호')를 넘어설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화극 전쟁'은 배우들에게도 부담이다. 성유리는 "방송 3사가 함께 시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긴장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다만 '몬스터'는 16부작의 몇배나 되는 50부작이다보니, 조금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초반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으면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올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지환은 "나는 탄탄한 스토리와 감독님의 연출력을 믿고 있다. 첫방 15%로 1위를 확신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번 작품만큼 대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공부한적은 없었다. 그 결과가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칼을 갈은 심정이다. 기대를 해주셔도 좋다"고 밝혔다.
두 주연 배우의 자신감은 '찰떡 호흡'에서 나온다. '쾌도 홍길동'(2008), '차형사'(2012)에 이어 '몬스터'까지, 4년 주기로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은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 적응의 기간이 필요없다. 이는 50부작 '먼 길'을 가야하는 여정에는 든든한 장점.
성유리는 "내가 밝은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소심한 편이다"라며 "에드리브를 할 때나 망가지는 신을 찍을 때 (강)지환 오빠가 아니었다면 망설였을 텐데, 오빠는 어떻게 받아줄지 정확히 알고 있어 좋다. 마음껏 오버해서 연기해도 되는 든든한 파트너"라고 했다. 강지환 역시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매번 호흡을 맞출 때 마다 처음 만난 것처럼 신선하고 새롭다"며 "좋은 배우를 만나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