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출장 불발' 이병규 뒤 20대 외야수들
‘적토마’는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LG는 선수단 맏형 이병규(42, 9번)를 개막 엔트리에 넣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그가 비운 자리에는 20대 젊은 외야수들이 있다. LG는 시즌 개막 이틀 전인 30일, 잠실구장에서 야간 경기 적응 훈련 및 자체 연습경기를 했다.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그 뒤 회의를 열고 이병규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병규는 대만 퓨처스팀 캠프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치렀다. 시범경기에서 11경기 타율 0.273(22타수 6안타) 3타점 기록을 남겼다.
LG 팀-트윈스 팀으로 나뉘어 치른 자체 야간 연습경기에서 이병규는 트윈스 팀의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개막 엔트리를 두고 경쟁하는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했다. 이병규를 '전력 외'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병규가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지만, 20대 중후반 젊은 외야수들이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말 경찰청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좌투좌타 이천웅(28)은 이날 LG팀 2번 타자로 출장했다. 4회초 선두타자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3루수 키를 살짝 넘은 짧은 타구였으나, 2루까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인상적이었다. 이천웅은 박용택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진루한 뒤 루이스 히메네스의 좌전 안타로 홈을 밟았다. LG팀의 3-1 승리로 끝난 경기에서 결승득점이었다.
양 감독은 경기 뒤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라며 칭찬했다.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0.471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한 왼손 타자 서상우(27)도 LG 외야진 개편의 선두 주자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58경기에서 타율 0.340 6홈런 22타점으로 활약했다. 4번 타자로도 74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는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다. 수비 문제로 1루수 전향 시도는 접었다. 하지만 외야 수비는 곧잘 한다는 평가다.
오른손 타자 채은성(26)도 주목할 선수다. 시범경기 13차례에서 타율 0.368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30일 연습경기에서 트윈스팀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2회말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타격 후 1루까지 적극적으로 뛰어갔다. 왼손 타자가 많은 LG에서 가치가 높은 우타자다.
세월은 거스를 수 없다. LG의 상징이었던 이병규를 개막전에서 보기는 어려워졌다.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젊은 후배들은 개막 이틀 전까지도 진지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