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액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상위 3대 그룹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3대 그룹의 투자액은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65%를 차지하며 쏠림 현상은 심해졌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6일 국내 30대그룹 261개 계열사의 2015년 투자액이 총 76조29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277개 계열사의 투자액 64조4824억원에 비해 11조5467억원(17.9%) 늘어난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포함되지 않았고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도 제외됐다.
분석 결과 투자의 대부분은 삼성과 현대차, SK 등 상위 3대 그룹이 주도했다. 이들 3개 그룹의 총 투자액은 49조481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65.1%에 달했다. 게다가 이들 3개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56.3%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늘었다.
3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 투자액은 26조5481억원으로 전년(28조1978억원)에 비해 오히려 1조6496억원(5.9%) 줄었다.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으로 투자규모가 이례적으로 늘어난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30대그룹의 총 투자 증가율도 2.5%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총 20조1063억원을 투자해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삼성은 2014년 18조5151억원보다 투자액을 1조5912억원(8.6%) 늘렸다. 2위는 17조8138억원을 투자한 현대차그룹이 차지했다. 현대차는 전년보다 무려 10조1338억원(132.0%) 늘어난 17조8138억원을 투자했다. 3위는 SK그룹으로 전년보다 1조4713억원(14.6%) 늘어난 11조5608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액이 10조원을 넘는 곳도 이들 3대 그룹뿐이었다.
투자규모 4위에 오른 LG는 투자액이 7조581억원으로, 3위인 SK와 4조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투자액 순위 4~7위에 오른 LG와 KT, 롯데, 포스코 그룹은 모두 투자규모가 전년에 비해 줄었다.
투자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2조2466억원을 투자해 전년 3조2098억원보다 9632억원(30.0%) 줄였다. 이어 포스코, LG, 금호아시아나, 현대중공업 등도 투자규모를 크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