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의 기다림에 홈런으로 보답했다. 넥센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이 한국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대니 돈은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를 상대로 4타수 1안타·2타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는 홈런이었다. 3-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은 대니 돈은 한화 선발 송은범을 공략해 달아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초구 126㎞짜리 체인지업이 한복판 높게 제구되자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이글스파크 우측 담장을 넘어간 비거리 105m짜리 2점 홈런이 됐다.
기다림 끝에 나온 홈런이었다. 대니 돈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11(18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없었다. 지난 3일 고척 롯데전 안타 이후 13타석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도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내야 땅볼에 그쳐 무안타 기록은 15타석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그는 경기 전 "대니 돈은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한다. 부담 주지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돈은 중요한 순간 홈런으로 보답했다. 넥센은 송은범이 흔들린 2회 3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밸런스를 회복한 송은범을 더 공략하지 못하고 3~5회 9타자가 범타에 그쳤다. 달아날 점수가 필요한 시점. 대니 돈은 송은범의 실투성 초구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담장을 넘겨버렸다.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는 쐐기 투런 홈런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더그아웃에 돌아온 대니 돈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를 건넸다.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넥센은 이날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고 7-3으로 승리했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5-0으로 앞선 7회 불펜진이 흔들리며 홈런 2방을 내줘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필승조 이보근이 1사 만루 위기에서 로사리오와 김경언을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껐다. 김상수가 나머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사이 8회 채태인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니 돈의 홈런은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