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고 보는 최민수와 전광렬에 장근석과 여진구의 불꽃 연기가 더해졌다.
'연륜'과 '젊음'이 만나 완벽한 연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박'을 보는 내내 연기력의 향연을 보는 듯하다.
11일 방송된 SBS 월화극 '대박'에서는 장근석(백대길)이 아버지 이문식(백만금)의 죽음에 각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민수(숙종)는 첫 회부터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디테일한 표현력과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입체적인 숙종을 탄생시킨 것. 그동안 대중들이 봐왔던 우유부단한 숙종과는 완전 달랐다.
최민수는 3회에서 오연아(장희빈)의 가채를 잡아끌어 신선함과 충력을 줬다. 이 장면은 최민수의 애드리브로 알려져 더 화제가 됐다. 최민수가 숙종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전광렬(이인좌)은 극 중 역적의 가문의 역보 자식이라는 낙인이 찍혀 왕이 될 수 없는 '반란자'. 그는 이런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캐릭터에 빙의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지 않는 냉철함을 전광렬을 완벽 소화 하고 있는 것.
전광렬은 어느 하나 흐트럼 없는 자세와 또박또박한 발음을 유지해, 시청자가 극에 자연스럽게 빠지게 했다.
최민수와 전광렬이 연륜에 걸맞은 연기 향연을 펼쳤다면, 장근석과 여진구는 드라마에 생기를 더했다.
눈앞에서 아버지 이문식을 잃은 장근석은 천진난만했던 '개똥'이에서 살아서는 안 되는 왕자 '대길'로 캐릭터 변화를 겪는다. 전광렬 앞에서도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연기 변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장근석은 5회에서 오열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는 갯벌에 빠지고, 산 게를 먹는 등 몸도 아끼지 않았다. 6회에선 뱀을 먹는 장면이 예고돼, 배우로서 장근석이 재조명 되고 있다.
여진구는 '대박'에서 성인 배우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아역 스타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여진구는 기방에서 술을 마시고 여자를 낀 채 강력하게 등장했다.
훗날 영조가 되는 여진구는 타고난 왕골의 성정이지만 발톱을 감춘 채 한량이 되어 살아야 하는 아픔이 있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제 막 스무 살을 넘겼다고 보기 힘들 정도의 연기다. 또한 그는 강단이 느껴지는 눈빛과 중저음의 목소리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5회까지 진행된 '대박'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휘몰아 치는 스토리와 입체적인 캐릭터가 몰입도를 선사하고 있는것. 여기에 '신구'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SBS 월화극 '대박'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과 그의 동생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팩션 사극이다. 매주 월화 오후 10시 방송.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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