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은 NC 입단 후 투수에만 전념하고 있다. 경기고 재학시절 4번 타자와 에이스를 모두 맡았던 그는 2016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타격을 포기했다. 배석현 NC 단장은 신인지명 당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입단 뒤 코칭스태프가 평가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 결정은 '투수'였다.
중심타자로 성장한 나성범과는 다른 케이스다. 나성범은 박준영고 마찬가지로 연세대 재학 시절 촉망받는 투·타 유망주였다. 그리고 NC 입단 후 타격에만 전념, 국가대표 외야수로 성장했다. 왼손투수로 시속 150km 직구를 던졌지만 방망이를 잡았다. 박준영과 비슷한 상황에서 선택이 달랐던 셈이다.
이유는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성범이는 주력이 좋았다. 무엇보다 창단 때는 스타를 만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9구단으로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든 NC는 스타급 선수가 부족했다. 지금은 FA(프리에이전트)와 자체 생산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유지중이지만 창단 초에는 상황이 달랐다. 김 감독은 "창단 때는 수비가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에 투수로 승리 쌓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나성범이 투수를 했으면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투수는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 지원 없이 승리를 기록할 수 없다.
박준영이 타자를 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발'이다. 김 감독은 "발이 빨랐다면 고민했을 거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투수 박준영'은 탁월한 선택이 되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 깜짝 승선한 박준영은 7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경기에선 데뷔 첫 홀드를 올리며 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성범과 마찬가지로 1군에 안착 중이다.
잠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 박준영 프로필 --------------------------------------- 생년월일=1997년 8월 5일 투타=우투우타 체격=1m8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