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 송도국제도시를 둘러싼 롯데·신세계·현대 등 이른바 '유통 빅3' 간 전쟁이 시작됐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송도국제도시 중심에 위치한 센트럴파크 주변에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할인점 등을 잇따라 세운다. 특히 이들 3사의 매장은 반경 2㎞ 내에 모두 들어선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거나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에 3개 유통사 매장이 모두 자리 잡게 돼 송도가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호탄은 현대백화점
첫 신호탄은 현대백화점이 쏘아올린다. 오는 29일 김포에 이어 송도 신도시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을 연다. 부지 연면적 13만9133㎡(4만2088평), 영업 면적 4만9613㎡(1만5008평) 규모다.
송도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장 인접한 아울렛으로, 소비자들에게 이국적인 느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1층에는 유럽 노천 카페 분위기의 '가든 테라스'를 선보인다.
또 인천관광공사와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신항과 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외국인 크루지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고, 인천공항 경유 고객을 대상으로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현대백화점은 송도점이 오픈하면 인천지역 주민의 고용 창출과 연간 약 1000만명 이상의 쇼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상권 활성화와 인천시의 세수 증대 등에 기여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송도 신도시 사업에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송도는 인천·부천·시흥·광명·안산 등 약 650만명의 광역상권을 갖추고 있어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로는 최적의 입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롯데·신세계 등도 '속속' 집결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는 오는 2019년 복합쇼핑몰로 현대에 맞선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3년 4월 '롯데몰 송도' 착공에 들어갔다. 연 면적 41만여㎡ 규모로, 쇼핑몰을 포함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1단계 사업으로 롯데마트는 2013년 12월 개점해 운영하고 있다. 다른 부문 공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019년 말 완공이 목표이다.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자산개발 박준욱 개발사업팀장은 “롯데몰 송도에 역량을 집중해 송도국제도시에 걸맞은 글로벌 복합쇼핑몰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송도에 '라이프 스타일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복합쇼핑몰 건립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부지 5만9600㎡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문화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투자금만 5000억원에 달한다.
이외 이랜드도 송도 인근 지역에 복합몰을 선보인다.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다. 관광과 쇼핑을 하나로 묶는 형태의 새로운 컨셉트의 복합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코리아도 지난해 말 송도 지역 내 2만2500㎡ 부지의 건축 허가를 받아 내년 초 오픈을 앞두고 있다.
송도에 몰리는 이유는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송도에 진출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과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의 ‘G타워’에 입주한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오는 201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데 상주 직원만 1000여 명에 달한다. 가족까지 합치면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 GCF가 주관하는 국제회의만 연간 120회 이상으로 예상돼 외국인 등 외부 유입인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가 바이오 산업의 핵심 전진기지라는 점도 호재다. 바이오 산업은 국내 기업들이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는 영역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동아제약 등이 송도에 입주해 있다. 국내외 대학 캠퍼스가 개설되는 점도 유통업체들에 구심력으로 작용한다.
지리적 요건도 좋다. 인천국제공항이 근접해 있고 서울 강남 지역에서의 접근성도 좋다. 송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영종도에는 카지노 시설도 들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장기 개발 계획이 잡혀 있어 발전 잠재력이 큰 노른자위"라며 "올해 현대를 시작으로 롯데·신세계 등이 잇따라 둥지를 틀 계획을 가지고 있어 국내 유통 업계의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