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청률 38.8%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제작진이 감동보다는 상업적 이익을 쫓아 팬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또한 본편 외 다양한 '우려먹기'로 비난 여론이 끓고 있다.
최근 발간된 KBS 2TV '태양의 후예' 포토에세이는 총 240P 분량으로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50여장의 비하인드컷이 담겨 있다. 발간과 동시에 많은 인기를 끌며 유명 도서 사이트 베스트셀러까지 진입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포토에세이 품질은 생각했던 것 이하였다.
고화질이라 포장된 사진에는 흰 반점 등이 많이 찍혀 소장가치를 떨구고 있다. 또한 포토카드에 남아있는 본드 자국과 깔끔하지 않은 화질 등이 많았다. 문제는 이러한 이유로 반품하는 구매자가 수백명에 이른다.
한 온라인 도서사이트 관계자는 25일 일간스포츠에 "퀄리티 저하 등을 이유로 반품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이 같은 이유이며 반품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의 대량 반품으로 인해 수백권이 창고로 되돌아가고 있다. 반품한 구매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영수증을 인증하며 뜻을 모으고 있다.
출판을 담당한 위즈덤하우스 측은 "현재까지 5만부를 제작, 추가로 1만 부를 제작 중이다. 많은 양의 사진을 인쇄하기 때문에 100% 완벽할 수 없다. 추후 회사 차원에서 논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꼭 퀄리티가 낮아 반품한 건 아닐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대량 반품 사태는 제작사가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도 한 몫 했다. '태양의 후예' 팬들은 끊임없이 감독판 DVD를 요청했다. 제작사 NEW는 감독판 DVD와 블루레이 모두 제작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NEW 관계자는 "감독판 DVD는 제작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일반 DVD는 발매할 예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양의 후예' 소설과 영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을 두고 '돈만 쫓는 이기적인 행동이다'는 비난이 몰아쳤다. 결국 감독판 DVD 제작이 무산되자 포토에세이 반품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그나마 갖고 있던 드라마에 대한 사랑을 끊고 있다.
네티즌 muha****은 '이렇게 잘 된 드라마가 감독판이 없다니…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해야할 드라마가 무슨 제작 여건상이란 말도안되는 변명을 하는 지. 영화 버전 누가 보러 간다고'라고 했고 아이디 pjy1****도 '돈 될 DVD 극장판만 하고… 제작사가 팬에 대한 예의가 없네'라고 따끔하게 일침했다.
사골만큼 진하게 우리고 있는 '재탕'도 문제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방송분을 엮어 낸 스페셜 3부작 외에도 KBS 각종 예능에서 패러디하고 있다.
새 예능 '배틀 트립'에서 이특과 헨리는 '태백의 후예' 여행을 떠났다. 마치 한류 팬의 관광체험기를 보는 듯 온통 '태양의 후예'였다. 극중 장면과 실제 장소를 비교하는 등 친절한 가이드북이었다.
우리말을 가르치는 KBS 1TV '안녕 우리말'에서도 마찬가지. 걸스데이 민아 '태양의 후예' 송혜교(강모연)를 패러디했다. KBS 아나운서 강승화가 송중기(유시진)을 맡아 '태양의 후회'를 탄생시켰다. 드라마 명장면으로 꼽히는 와인키스까지 소화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한 드라마가 성공할 경우 다양한 패러디가 쏟아지지만 KBS는 자체 생산이 많아 조금은 낯부끄럽다"며 "특히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감독판 DVD 제작 무산 등은 충분히 화가 날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