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tvN '피리부는 사나이'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신하균이 피리부는사나이였던 유준상의 테러를 막았고, 이 과정에서 전국민적인 협조가 있었다.
마지막 회 주요 내용은 이렇다. 대중에게 '자신을 희생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준상이 투표를 통해 납치된 비행기의 행선지를 정했다. 후보지는 K그룹, 재개발단지, '투표를 하는 사람이 자신이 위치한 곳'이었다.
사람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닌 K그룹 혹은 재개발 단지 중 투표를 했다. 이에 신하균은 방송을 통해 "비행장으로 가서 투표를 하면 비행기가 비행장에 멈출 것"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비행장 근처에서 투표를 했고 결국 희생자 없이 비행기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회 곳곳에 허점이 발견됐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방송되던 내내 지적됐던 부족한 개연성이 마지막 화에서 절정을 이루는 듯 했다.
드마라 취지인 대화로 테러를 막는다는 전개에 급급했던 것일까. 국민들이 뜻을 모아 납치된 비행기를 비행장으로 모으는 것에 집중돼 정작 디테일을 놓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 중 언론에 투표로 인해 비행기의 행선지가 정해진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투표수는 오래도록 3000표대로 유지됐다. 디테일에 힘쓰지 못한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다.
몰입도를 방해한 가장 큰 대목은 연료가 떨어진 비행기의 비행시간이다. 연료가 부족해 15분만 비행할 수 있다던 비행기는 신하균이 유준상에게서 해답을 얻고, 테러대책반을 설득하고, 언론을 통해 눈물로 호소할 동안 추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낮에서 밤이 될 때까지 비행기는 하늘을 날았다. 타 작품들에서 줄어드는 시간과 급박하게 진행되는 전개, 이런 장면들을 보며 숨죽이는 시청자들의 스릴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한편 '피리부는사나이'는 최근 고동동 작가의 '피리부는 남자'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불명예스런 퇴장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