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 센터에서는 MBC 55주년 특별 기획 주말극 '옥중화'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MBC가 보인 '비장함'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작정하고 대작임을 강조하는 모습.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 '골든마우스' 홀은 좁아 MBC는 대부분의 드라마·예능 제작발표회를 본관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소화한다. 하지만 '옥중화'는 더 많은 인원이 수용 가능하며 더 큰 무대를 가진 옆 건물, 미디어 센터를 선택했다. 골든 마우스 홀에는 익숙한 발걸음대로 찾아 온 관계자들을 위해 '미디어 센터로 가 주십시오'라는 팻말이 붙었고, 미디어 센터는 입구부터 취재 열기가 느껴졌다.
▶ 부사장 참석, "야심작 입니다" 'VIP'도 대거 참석했다. MBC 권재홍 부사장을 비롯해 제작사 김종학 프로덕션의 손기원 대표 등 귀빈들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권재홍 부사장은 '옥중화'에 대해 "창사 55주년과 상암시대를 기념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야심작"이라고 표현하며 "제작비와 인력 등을 아낌없이 투자해 '제 2의 대장금'과 같은 대작을 만들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배우들 다 모여" 가장 이색적인 모습은 출연 배우 30여명이 극중 복장을 착용한 채 총 출동했다는 점. 보통의 드라마에서 4인~8인 정도의 주요 배역 배우를 제작발표회에 참석시키는 것과는 달랐다. 배우들은 '삼삼오오' 사진 촬영에 임했고, 배우와 감독까지 전원이 3단 단상에 올라 찍은 '단체샷'은 장관처럼 느껴졌다.
▶ "세트장? 지갑 열었습니다"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권 부사장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용인 대장금 파크 내 부지면적 9900㎡를 활용한 오픈 세트장은 드라마에 장대한 스케일을 선사했다. 또한 드라마의 주 배경이자 40억이 투입된 '전옥서'(조선시대 감옥)세트는 '옥중화'만의 개성있는 영상미를 가능하게 했다. 드라마의 환경적 요소만으로도 이미 여타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확보한 셈이다.
▶ 이병훈 PD·진세연·고수의 남다른 출사표 이병훈 감독은 이날 "(드라마에 대한 고민으로)밤을 지새웠다"고 고백했다. '조선왕조 500년', '허준', '대장금'을 탄생 시킨 거장이지만, '자가 복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했다. 비슷한 줄거리, 유사한 인물형은 '독'이 될 수 있다.그는 먼저 생소한 공간인 '전옥서'에 대해 "극 중 배경이 되는 공간과 주인공의 직업 등에서 늘 강박 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새로움을 추구했다"며 "최완규 작가와 2년 동안 고생하며 이번에는 '감옥'이라는 공간을 떠올리게 됐다. 대신 감옥은 굉장히 어두운 공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여인을 등장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병훈 감독이 말한 '여인'은 바로 진세연. 그는 옥에서 태어났지만 특유의 명랑함과 영특함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천재소녀 옥녀 역을 맡았다. '대장금'의 이영애, '동이'의 한효주처럼 '이병훈 표' 사극의 여주인공은 큰 관심을 받지만 그만큼 부담도 큰 자리. 진세연은 이날 "워낙 규모가 큰 작품이라 심적 고민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대선배들과 꼭 한 작품에서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열심히 잘 해야겠단 생각밖에 없다. 그것만이 제게 기대를 해주는 감독님과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수 역시 대가의 캐스팅 제안에 데뷔 첫 사극 출연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그는 마포·삼개나우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양상단과 왈패조직의 우두머리이자 미스터리한 인물인 윤태원역을 연기한다. 고수는 "개인적으로 이병훈 감독의 팬이다. 어린시절 '조선왕조 500년'과 '허준'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배우로서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다"며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감독님 믿고 참여하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옥중화'는 내게 큰 산이다. 배우들과 힘을 합쳐 그 큰 산을 잘 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옥중화'는 조선 명조시대를 배경으로 조선의 자랑스러운 인권제도인 '외지부'(대송인, 조선시대의 변호사) 제도를 소개하고, 이의 활성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옥녀의 고군분투기를 담는다. 드라마 사상 메가 히트로 기록되고 있는 '허준', '상도'의 주역, 이병훈 감독과 최완규 작가의 16년만의 재결합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미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30일 첫 방송되며 매주 토·일 오후 10시 방송 예정이다. 박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