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인천은 시즌 첫 승 달성에 또다시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윤정환(43) 울산 감독과 김도훈(46) 인천 감독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두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팀 성적이 나쁘다 보니 스트레스 때문에 (눈이) 이렇다. 밤낮 '어떻게 하면 이길까' 생각을 한다"며 너털웃음 지었다.
울산은 앞선 7경기에서 2승2무3패, 승점 8점으로 9위에 그쳤다. 최근 2연패에 빠지면서 팀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았다. 윤 감독은 "5월의 첫 경기라 가장 중요하다. 오늘 경기 내용에 따라서 앞으로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인천의 사정은 더욱 나쁘다. 최근 3경기에서 무승부 경기를 펼쳤지만, 올 시즌 치른 7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돌파구는 승리뿐이다. 김 감독은 "38패를 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우리 팀에 기회가 온다. 지금 위기를 극복만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그 시기가 빨리 와야 한다"고 고삐를 쥐었다.
이천수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경기에 앞서 "인천과 울산 모두 최근 들어 수비 지향적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만큼 승률도 떨어졌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는 팀들이라 반전을 일궈야 한다"며 "오늘 경기는 어느 팀이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상막하였다. 오히려 각종 경기 지표는 이날 패한 인천이 다소 우위에 있었다. 볼 점유율도 인천이 57%로 앞섰고, 총 10번의 슈팅을 날려 9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쉬지 않고 달려들었다.
반면 울산은 총 5번 슈팅을 날려 4번 유효슈팅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실익은 울산이 챙겼다. 울산은 경기 시작 직후 성공시킨 선제골을 막판까지 지켜냈다. 코바(28)는 전반 2분 코너킥을 짧게 이어받은 뒤 오른쪽 페널티박스를 파고들며 김승준(22)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김승준은 지체 없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인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여세를 몰아 전반 내내 쉴새없이 인천의 골문을 노렸고,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를 압박했다. 아쉬운 점은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반 실점한 인천은 전반 내내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고 조급함도 엿보였다. 상대 측 진영이 아닌 중원이나 인천 진영에서 맴도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인천은 후반 들어 미드필더 이현성(23) 대신 공격수 진성욱(23)을 투입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다. 경기 종료 5분 전에는 송시우(23)가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결국 인천은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뒤 두 감독의 표정은 달랐다.
승리한 윤 감독은 "연패를 끊은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추가점이 나오길 바랐으나 이후 선수들이 소극적으로 변해 넣지 못했다"고 말했다. 패장 김 감독은 "5월 첫날 홈구장에 응원을 와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일찍 실점을 했고, 만회를 하려다 보니 조급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