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백상예술대상의 어느 부문이 치열하지 않겠냐만은 특히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심하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대상 후보라고 점쳐질만큼 영향력이 크다. 지난 2일 후보자들이 공개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그만큼 쟁쟁한 라인업.
아시아를 들썩이게 만든 송중기부터 지난해 S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자인 주원, '시그널'에서 전례없는 인생 연기를 보여준 조진웅까지 모두들 큰 활약을 펼쳤다. 대중성과 작품성, 연기력까지 삼박자 하나 맞아 떨어지지 않은 배우들이 없다.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TV 남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조인스 문화사업 부문이 주관한다. JTBC·JTBC2로 생방송되며 중국 아이치이서 동시 동영상 생중계한다. 스타센추리가 협찬한다.(후보자 소개는 가나다순)
▶남궁민 (SBS '리멤버') 이보다 지독한 악역은 없었다. 악행이란 악행은 다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남규만으로 등장해 국내 드라마 악역 계보의 한 획을 그었다. 멀쩡하게 생긴 얼굴과 달리 쳐다보고 있으면 피해야 할 듯 광기 어린 눈빛은 남궁민만이 소화할 수 있었다. 전작인 '냄새를 보는 소녀'보다 한 단계 나아간 악역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줬다. 특히 남자주인공인 유승호와 대립에서도 눈에 띄는 건 남궁민. 그만큼 캐릭터 소화력이 높았다. 뚜렷한 주연작이 없던 그가 '리멤버'로 다음 작품서 남자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등 의미가 큰 캐릭터였다. 과연 2011년 제47회 백상예술대상서 '자이언트' 조필연 캐릭터로 최우수상을 받은 정보석의 뒤를 이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송중기 (KBS 2TV '태양의 후예') 나라를 지키더니 이젠 여심을 지켰다.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은 송중기의 군복은 안성맞춤. 군필자들은 쓰지도 않는 '말입니다' 말투를 유행시켰고 오글거리는 대사도 송중가가 하니 로맨틱의 끝이었다. 한때 여자들이 두 명만 모이면 송중기 얘기로 꽃을 피웠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 송중기의 인기는 한류 인기에 큰 불을 지폈다. '태양의 후예' 이후 중국서 촬영한 광고만 다섯건이다. 그중 비공식적인 금액은 1년 계약 50억원 이상. 국내 광고계도 송중기에 빠졌다. 지금껏 15편 이상을 촬영하며 '더이상 광고군이 없어 못 할 정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백상예술대상과 인연이 없는 송중기가 이번엔 웃을 수 있을 지.
▶유아인 (SBS '육룡이 나르샤') 20대 배우에게 50부작은 버겁다. 특히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경우라며 더더욱. 그럼에도 유아인은 마라톤을 완주했다. '육룡이 나르샤' 40회 이상을 소화했다. 이방원은 그동안 많은 사극에서 보여준 캐릭터였지만 유아인은 또 달랐다. '용의 눈물' 유동근·'대왕세종' 김영철·'뿌리깊은 나무' 백윤식까지 모두 이방원을 연기했지만 유아인은 자신의 느낌대로 재해석했다.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주인공은 단연 유아인. 영화 '베테랑' '사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각종 영화제서 휩쓴 트로피만 여러개. 친구이자 동료, 형제나 다름없는 송중기와 대결이자 만남도 백상예술대상의 볼거리 중 하나다.
▶조진웅 (tvN '시그널') 흔한 형사가 아니었다. 범인을 때려 잡고 쫓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눈물샘을 자극하는 깊이 있는 감정 연기는 물론 가벼운 농담부터 무거운 감정 연기까지. 또한 극의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품은 중추적인 인물로서의 활약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의 연기력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재한에 흠뻑 빠진 조진웅은 '대체 불가'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사실 조진웅은 '시그널'에 큰 애정이 있진 않았다. 그는 "과거와 현재가 무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냐. 그래서 궁금했다"며 드라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1989년에서 2016년으로 온 그가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 수상 후 올해 TV 부문으로 2연패를 노린다.
▶주원 (SBS '용팔이') '원맨쇼'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여름 최고시청률 21.5%까지 오른 '용팔이' 속 베스트 캐릭터는 주원이었다. 특히 초반 6회까지 몰린 분량 탓에 밤샘 작업이 일쑤였다. 과감한 액션도 많았다. 하수구 속에 들어가고 자동차 추격전에서 뛰어난 운전 실력을 선보였으며 다리 위에 올라가 직접 한강에 뛰어드는 등 험난한 촬영들을 전부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냈다. 와이어를 달고 거친 액션도 마다하지 않으며 쫓고 쫓기는 추격신도 있었다. 6일을 꼬박새며 촬영할만큼 스케줄이 빡빡했지만 모든 걸 해냈다. 이 같은 고생은 연말 SBS '연기대상'서 대상이라는 값진 결과로 보상받았다. 주원의 그랜드슬램은 백상예술대상서 실현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