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를 넘어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몰에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옥시 제품의 검색을 막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며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직매입으로 판매하던 옥시 제품을 현재 온라인 상에서 모두 내렸다.
위메프 관계자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제품과 관련해 사회적 반감이 형성되고 있고 제품에 대해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 판매기업 입장에서 함께 동참하기로 했다"며 "중간 판매자들에게도 옥시 제품 등록을 자제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티몬도 이날 슈퍼마트 등 자사 서비스뿐만 아니라 개별 판매자 딜에서도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쿠팡 역시 옥시 관련 제품의 판촉행사를 중단했다. 제품 철수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도 옥시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자체 물류창고에서 통합배송을 하는 스마트 배송 서비스에서 옥시 제품을 제외시키기로 했다. 11번가도 4일부터 직영몰에서 옥시 제품을 모두 철수시켰다.
일부 포털에서는 옥시 제품의 검색을 차단하는 '옥시 블로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옥시 블로커를 설치하면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옥시 제품을 검색했을 때 제품이 희미하게 보인다. 또 옥시 관련 링크 클릭을 막아 구매 자체를 막도록 유도한다. 프로그램은 구글 크롬 웹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앞서 대형마트인 롯데마트·홈플러스는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 역시 옥시 제품 판촉행사를 중단하고 지난주부터는 제품 발주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이처럼 옥시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자, 일부에서는 옥시가 '한국판 유키지루시 유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은 2000년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하자 책임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소비자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 결국 파산했다.
검찰도 옥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옥시의 의뢰를 받아 제품 유해성 실험을 진행한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진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두 대학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2억원이 넘는 연구용역비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 영국 본사는 3일 홈페이지 뉴스란에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전하며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족과 환경단체 대표로 구성된 한국 항의방문단은 영국 본사을 방문하기 위해 4일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