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앞두고 정말 죽을 것 같아요. 잠도 잘 못 자요. 관객들이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고 느낀다면 더 바랄 것도 없어요."
배우 곽도원이 첫 주연작 '곡성(나홍진 감독)' 개봉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곽도원은 6일 오후 영화 '곡성'의 주요 배경처럼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면서 한숨을 셀 수 없이 많이 내쉬었다. 첫 주연작을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곽도원은 "처음에 영화 완성된 걸 본 건 기술시사회 때였다. 스태프들이랑 같이 보는데 아무도 안 웃더라. 같은 식구인데 같은 편인데도 안 웃고 진지했고, 박수도 안 쳐서 '이거 어떻게 하나' 싶더라. 코미디가 있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진지해서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히 언론시사회 때 웃음 소리가 들리더라. 그때 좀 안심했다. 원래 언론시사회에서 웃긴 장면에서도 일로 보기 때문에 잘 웃음이 안나오지 않나. 배우들도 마찬가지인데, 이번엔 웃음이 나와서 이 정도면 괜찮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개봉을 앞둔 지금 죽을 것 같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어 곽도원은 "영화가 잘 안되면 나 혼자 욕을 먹을테고, 칭찬을 먹으면 같이 한 분들 덕분에 칭찬을 받게 될텐데 너무 걱정이 많이 된다. 솔직히 조연을 할 때는 형들이랑 같이 하고 솔직히 내 신이 영화에 누가 되지만 않으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였는데 주연은 정말 부담감의 사이즈가 다르다. 잠을 못 잔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고 느낀다면 더 바랄 것도 없을 것 같다. 몰래 영화 표를 끊어서 보러 갈거다. 관객들을 반응을 리얼하게 듣고 싶다. 2시간 반 동안 영화 한 편 잘 봤다라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곽도원의 이런 걱정은 다 쓸 데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곡성'은 3일 언론시사회 후 반응이 뜨겁다. 5점 만점에 5점을 준 평론가도 많았다. 나홍진 감독의 연출력 뿐만 아니라 곽도원의 첫 주연작으로 흠 잡을 데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곡성'에서 곽도원이 종구 캐릭터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작품에서 최민식·송강호가 보여주는 에너지에 밀리지 않았다. 극 중 딸로 등장하는 아역 배우 김환희와 주고받는 감정신도 강렬했다. 감정을 폭발해내는 신을 매번 다르게 해석·표현하며 감정의 변주를 준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주연으로서 곽도원의 능력치에 전혀 의심이 들지 않았다. "미끼를 물었다"는 영화의 카피처럼, 곽도원은 첫 주연작으로서 '곡성'을 제대로 물었다.
곽도원은 첫 주연작으로 제69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 그냥 편하게 즐기러 간다"는 곽도원이지만, 칸에서 평가 받을 곽도원의 연기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영화는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