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신계에 입성한 선수는 두 명.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런데 올 시즌 루이스 수아레스(29·바르셀로나)라는 새로운 신이 등장했다.
올 시즌 수아레스의 활약은 기존의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대단했다. 이들은 동시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우승, 득점왕, 그리고 발롱도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누가 가장 먼저 도착할까.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스페인 신전'으로 향하고 있는 이유다. ◇메시·수아레스 vs 호날두, 라리가 우승 전쟁
두 명의 신이 협업해 라리가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를 호날두가 저지하려 한다.
바르셀로나는 2연패와 동시에 통산 24번째 우승을 노린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1~2012시즌 뒤 4시즌 만에 우승을 열망하고 있다. 우승컵을 품는다면 통산 33번째 우승이다. 라리가는 마지막 1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가 28승4무5패, 승점 88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승6무4패, 승점 87점으로 2위다. 두 팀의 격차는 승점 1점. 오는 16일 열리는 38라운드에서 우승팀이 결정된다.
바르셀로나는 리그 16위 그라나다 원정 경기를 치른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원정 경기다. 상대는 리그 13위 데포르티보다. 바르셀로나는 승리하면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승리한 뒤 바르셀로나가 미끄러지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당연히 신들이 앞장선다. 메시는 라리가 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라리가 우승 횟수에서는 다른 신들을 압도한다. 수아레스와 호날두는 라리가에서 1번씩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반드시 리그 우승을 차지하겠다.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훌륭한 시즌이 될 수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수아레스 vs 호날두, 라리가 득점왕 전쟁
올 시즌 라리가 득점왕은 '2파전'이다.
지난 시즌 까지만 하더라도 언제나 메시와 호날두의 전쟁이었다. 2009~2010시즌 메시가 득점왕을 차지한 뒤 지난 시즌까지 메시와 호날두가 득점왕을 나눠 가졌다. 메시가 3회, 호날두가 3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양상은 다르다.
득점왕 2파전에서 메시가 빠졌다. 새롭게 신계에 입성한 수아레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수아레스는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에서 처음으로 이들을 넘어서는 순간 앞에 섰다.
현재 수아레스는 37골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호날두는 33골로 2위다. 메시는 26골로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수아레스의 첫 라리가 득점왕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수아레스가 안심할 수는 없다. 신은 기적을 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호날두가 마지막 경기에서 4골 이상을 넣고 수아레스가 침묵한다면 뒤집을 수 있다. 호날두는 지난해 9월 에스파뇰과의 라리가 3라운드에서 홀로 5골을 퍼부으며 팀의 6-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런 골폭풍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호날두이기에 기대할 만 하다.
◇전쟁의 종착역, 2016 발롱도르
라리가 우승과 득점왕 전쟁의 종착역은 '발롱도르'다. 2016 발롱도르 전쟁 역시 신들의 전쟁이다.
발롱도르도 메시와 호날두의 영역이었다. 2008년 호날두가 첫 발롱도르를 수상한 뒤 호날두와 메시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다른 선수가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다. 메시가 5회, 호날두가 3회 발롱도르를 품었다. 2016 발롱도르도 메시와 호날두의 경쟁이다. 그리고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수아레스 역시 유력한 후보자로 지목되고 있다.
일단 발롱도르를 가지기 위해서는 리그 우승이 중요하다. 리그 우승이 발롱도르 수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리그 우승자가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할 수 있다. 메시와 수아레스가 리그 우승 가능성에서는 앞서 있다.
호날두는 리그 우승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기회도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9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이차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UCL 결승전을 치른다. 바르셀로나는 8강에서 탈락했다. 호날두가 리그 우승을 놓치더라도 UCL을 품는다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메이저대회인 대륙 축구선수권대회다. 올해 6월 프랑스에서는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유로 2016이 열린다.
미국에서는 남미 챔피언을 정하는 코파 아메리카가 펼쳐진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활약과 성적은 발롱도르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유로 2016 본선에 진출했지만 우승권 전력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면 코파아메리카에 나서는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유력한 우승 후보다. 수아레스의 우루과이 역시 우승을 노릴 만한 팀이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메시와 수아레스가 호날두보다는 앞서 있는 상황이다. 2016 발롱도르는 그래서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