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FC 홈 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의 A보드 모습. 지동시장, 거북시장 등 전통시장의 명칭들이 광고되고 있다 ]
'지동시장', '거북시장'
수원 FC의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에는 지역 내 전통시장 이름이 박힌 A보드 광고판이 걸려있다. "수원시 상인연합회에 소속된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이 우리 팀의 가장 큰 서포터이자 후원자입니다. 무려 22개 시장이 우리 구장에 광고를 하고 있어요." 수원 FC 구단 관계자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실려 있었다.
올해 처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진출한 '막내' 수원 FC가 은근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민의 뜨거운 지지 속에 광고 판매와 평균 관중 수가 껑충 뛰었다.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광고 판매는 예년과 비교해 6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시민구단인 수원 FC는 대기업이 모기업인 팀과 비교해 굵직한 메인 스폰서가 많지 않다. 2015년 광고를 한 18개 기업을 올해도 그대로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로컬 스폰서는 지난해 8~10개 업체에서 이번 시즌 58개까지 늘어났다.
김종우 수원 FC 홍보마케팅팀 대리는 "우리 팀은 현실적으로 대기업 광고를 유치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신 지역 밀착 마케팅을 통해 수원시 소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비록 전체 액수는 크지 않지만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보통 기업구단의 메인스폰서는 대기업들로 꾸려진다. LED 광고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가도 상당히 비싼편이다. 하지만 수원 FC A보드 광고판은 1년에 50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합리적인 금액으로 긍정적인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수원종합운동장 인근의 치킨이나 국밥, 피자 등을 파는 음식점과 전통시장 등에서 호응이 좋다.
김 대리는 "수원 FC 구단주가 '축구를 통해 지역민과 함께 상생과 화합,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수원시에 터전을 일구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광고를 통해 후원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도 늘어나면서 입장권 수익도 높아졌다.
수원 FC는 올 시즌 홈에서 열린 5경기에서 2만6186명의 팬을 불러들였다.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광주 FC, 상주 상무 등 클래식 무대 선배 구단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평균 5237명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고 있다. 전년 대비 평균 3887명 늘어난 수준이다. 연간 회원권 역시 이미 만 장 이상이 팔렸다.
수원 FC는 11일 현재 9경기에서 1승5무3패, 승점 8점으로 10위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원 FC 선수단을 바라보는 축구팬의 시선은 1~2위 구단 못지 않게 따뜻하다.
최명진 홍보마케팅팀 대리는 "창단 후 역대 최다 관중과 티켓 판매율을 자랑하고 있다. 선수들도 덩달아 힘을 얻고 있다. 수원시민이 수원 FC에 보내주는 애정만큼 남은 시즌을 성실하게 치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