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물처럼 마시는 윤민수와 주량이 적다면서도 "소주 세병은 마신다"는 류재현의 팀 바이브다. 최근 정규 7집 '리피트'를 발표한 바이브와 데뷔 때부터 '윤후아빠'가 되기까지의 풀 스토리를 들어봤다.
2시간여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에 빠져들어보니, '장인'이란 두 글자가 떠오른다. 바이브는 2002년 1집으로 데뷔한 이래 '그 남자 그 여자''술이야''사진을 보다가''오래오래''미워도 다시한번''프로미스 유' 등 셀수없이 많은 히트곡을 냈다. 음악적 색깔은 단 한번도 변함없다. 서정적 발라드지만 훅은 확실했고 가사는 언제나 묵직한 한방씩 던졌다. 한 번도 안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을 수는 없다는 '바이브표 발라드'다. 이 발라드의 완성은 언제나 윤민수의 폭발적인 가창이었다. 발끝부터 기를 모아 발사하는 듯한 격정적인 가창. 일부에서는 '감정 과잉'이란 지적도 하지만, 윤민수와 류재현은 확고하다. 바이브표 발라드는 '그렇게 부르는게 제맛'이란 얘기. 이들은 이 발라드를 '케이소울'(K-SOUL)이라 명했고 이미 상표 등록까지 마쳤다.
그래서 바이브는 장인이다. 꾸준하게 자신의 색깔을 지킨 결과물을 내놓고, 계승을 위한 노력에도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다.
-윤민수 씨는 그래서인지 케이소울 얘기를 많이했어요.
(윤민수) "케이소울이란 구분을 하고 싶어요. 고 김광석·김현식 선배님부터 이어진 한국적인 소울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고유의 정서요. 물론 가요 역시 외국것을 받아들인거지만요. 그래서 상표 등록을 했어요. 장르가 생겨야된다고 생각해서요."
-후배들 중에서 케이소울 가수라면 누가있을까요.
(윤민수) "태연이 부르는 발라드에서는 그런 한이 느껴져요. 깊은 소울 느껴진다면 그게 케이소울이죠. 일반적인 발라드와 케이소울은 분명히 차이점이 있어요. 거미, 린, 이수, 김범수가 부르는 발라드는 진하고 한국적인게 느껴지잖아요. 그런게 케이소울이죠. 가요는 국악이 베이스이고, 고유의 한의 정서가 있어요. 흑인 음악을 받아들여서 한국형 알앤비란 말이 나왔잖아요. 근데 그게 케이소울이죠."
(류재현) "장르를 잘 모르는 분들은 헤비메탈만 알잖아요. 근데 그 안에는 장르가 다양한 장르가 있거든요. 케이소울 역시 알앤비소울 안에서 세분화된 장르로 보고 있어요."
-이제는 그토록 하고 싶던 개인 회사를 운영중이에요.
(윤민수) "솔직히 처음부터 우리가 알아서 했어요. 음악이든 마케팅이든 기획이든요. 지금 회사를 한다고 하는데 같은 느낌이에요. 원래 하던데로 하는거죠. 단지 달라진거는 직원들이 늘어났고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생겼다는 거죠."
-아티스트가 사업에 빠지면 감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윤민수) "대표라는 직함이 있지만 오래할 생각은 아니예요. 전문 경영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마땅한 분을 못 찾은거죠. 근데 전문 경영인이 와도 우리 역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요 기획사는 경영하는 사람과 아티스트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죠. 같이 얘기하고 의논하면서 아이디어도 나누고 해야죠. 그걸 잘하는게 YG 같아요. 경영은 셈이잖아요. 대표와 아티스트가 얘기도 하면서 음악이 우선이되, 냉정하게 돈 될거 안될거는 구분하는 거죠."
(류재현)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린 돈적인 부분엔 큰 가치를 두지 않아요. 음악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회사를 만들고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윤민수) "우리가 빌딩 1층부터 5층까지를 쓰고 있어요. 그리고 5층에 드림이라고 적었어요. 우리 회사에 소속되는 친구들에게 '세월이 흘러서 60살이 되어서라도 우리 회사에서 나온 사람들은 레전드가 됐으면 한다'는 얘길 했어요. 용재도 그렇고 벤도 그렇고요. 아직은 회사가 힘이 없으니까 힘든데, 구축이 되야겠죠. 예능도 그래서 하는거고요. 솔직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제가 할수 있는 역량안에서는요. 용재나 은영이나 절 믿고 거의 10년째 하는데, 걔네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거고 혹시라도 우리 회사를 나간다고 해도 얼마든지 응원해줄 생각이에요. 그들이 잘 있어줘서 결과적으로 회사의 임원이 됐으면 해요. 용재가 똑독해요. 한마디 한마디를 정확하고 명확하게 할 줄 알아요."
-특히 포맨의 활동이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아요.
(윤민수) "아티스트들이 원하지 않으면 발매도 없어요. 용재는 앨범을 구상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했어요. 사실 9년동안 쉰적이 없거든요. 가을 정도에 정규앨범을 생각하고 있고요. 전략을 짜고 있어요."
-윤민수의 방송 활동이 바이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나요.
(윤민수) "지나친 활동은 음반 활동에 좋지 않죠. 어찌됐든 윤후아빠로 알려져서 바이브가 유지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안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기도 하고요. 어떤 방송에 나가든 그 방송을 본 시청자들에게 바이브를 각인시키는 그런 방송에 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하는 방송들도 최선을 다해서 할거예요. 기왕하는거면 제대로 후회없이 하고 싶어요."
-발라드 그룹인데, 예능에 자꾸 나가는게 도움이 될까요. 울려야 되는데 웃기고 있으니.
(류재현) "그거와는 상관 없는거 같아요. 우리가 공연 때도 멘트로 엄청 웃기거든요. 그러면서 노래는 진득하게 하는거죠. 컨디션이 좋을때 슬픈 노래가 더 잘돼요."
-두 사람의 팀이 깨질뻔한 위기는 없나요.
(윤민수) "그런 적은 없어요. 재현이 성격이 순해요. 솔직히 악역은 제가 맞고요. 회사를 운영하면 악역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엄마도 필요하죠. 우린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회사 운영도 그렇지만 다른 운영도 잘 맞아요. 예전에는 재현이가 상처를 받고 그런 성격인지 몰랐거든요. 이젠 A형과 B형이 서로를 잘 맞춰가고 있어요. 그리고 전 어딜가도 류재현을 존경한다고 해요. 존경하는 사람과 어떻게 깨져요."
(류재현) "깨지는 걸 상상해 본적은 없어요. 우리가 아이돌도 아니고 나이도 찰대로 찼는데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윤민수가 생각하는 노래 끝판왕 세분과, 류재현이 생각하는 창작자 끝판왕 세분.
(윤민수) "최백호 선배님은 정말 너무 잘하시죠. 그냥 첫 소절에서 끝나요. 송창식 선배님도 예술이고, 고 김현식 선배님은 정말 제가 워너비하는 선배님이다. 세분은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류재현) "이영훈 선배님과 하광훈 선배님의 음악의 감수성을 최고라고 생각해요. 박주연 작사가의 가사도 정말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