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감독이 에이스 투수 양현종의 올 시즌 목표를 듣고 한 말이다. 김 감독은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이 시즌 첫 승을 따내 내가 너무 기뻤다"며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 야수진이 집중력 있는 수비로 지원했는데, 8회 고영우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굉장히 소중한 수비를 해줬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전날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7전8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양현종은 첫 승을 따낸 뒤 "승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선발 투수라면 이닝을 많이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불펜 투수의 부담을 줄이는데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는 무조건 이닝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닝은 선발 투수에게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외국인 투수가 이닝 상위 랭킹을 휩쓸었다. 한국 프로야구인 만큼 국내 투수들이 이닝 1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올해 8경기에서 55⅔이닝을 던졌다. 이닝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평균 7이닝 가까이 소화해주면서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하고 있다. 8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졌고, 7이닝 이상 4차례, 8이닝 이상 두 차례 소화했다. 이닝 1위라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200이닝을 넘어 230이닝을 달성할 수 있다. 여러 변수가 많지만, 사상 첫 200이닝 소화가 불가능하지 않다. 양현종의 한 시즌 최다 이닝은 184⅓이닝이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의 목표를 듣고 "감독 입장에서 너무 고맙다"고 반색했다. 그는 "선발 투수가 이닝을 많이 소화해주면 마운드 운용에 계산이 선다. 에이스 투수가 그런 목표를 밝혔다는 건 책임감이 확실하다는 뜻이다.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종과 헥터, 지크가 선발진에서 잘 해주고 있다. 윤석민이 공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완벽한 몸 상태가 되면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