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간의 자숙을 끝내고 복귀한 노홍철의 성적표는 냉정히 평가하자면 신통하지는 않았다. 17회를 끝으로 시즌1을 종영한 tvN의 ‘내 방의 품격’은 1%를 넘나드는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균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KBS ‘나를 돌아봐’의 후속으로 편성된 ‘어서옵쇼’는 노홍철의 지상파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역시 4%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텔레비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노홍철이 이번에는 라디오로 복귀의 영역을 넓혔다. ‘굿모닝FM’으로 아침 출근길 시청자들과 소통했던 ‘무디’ 전현무가 목 건강을 이유로 전격 하차, 후임으로 노홍철이 진행을 맡게 됐다. 2011년 동사 ‘친한 친구’ 이후 5년 만의 라디오 복귀다.
노홍철의 라디오 복귀는 그간의 이력을 살펴봤을 때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SBS 러브FM의 ‘기쁜 우리 젊은날’은 노홍철이 맨 처음 진행을 맡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서민정이 2002년 10월부터 시작해 오전 0시부터 2시까지 4년간 심야시간을 책임진 스터디셀러 프로그램이었던 ‘기쁜 우리 젊은날’은 2006년 5월 봄 개편을 맞아 서민정의 후임으로 노홍철이 마이크를 잡게 됐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2006년 11월 가을 개편을 끝으로 ‘잠 못 드는 밤 김태훈입니다’라는 신규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며 완전히 막을 내리고 말았다.
MBC FM4U의 ‘친한 친구’도 마찬가지다. 2003년 10월 은지원의 단독DJ 체제로 첫 방송을 시작했던 ‘친한 친구’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청소년을 청취자로 삼은 저녁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에서 노홍철이 DJ로 발탁된 것은 2010년 5월이다. MBC 중계차 ‘알라딘’을 이끌고 춘천에서 ‘무한도전’ 멤버들과 컬레버레이션을 찍기도 했던 노홍철은 2011년 10월 스케줄 문제로 라디오를 떠나며 간미연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친한 친구’ 또한 2년 뒤인 2013년 9월 가을개편에서 DJ 정준영을 마지막으로 종영의 수순을 밟았다.
노홍철은 ‘무한도전-라디오스타 특집’에서 박경림의 ‘두시의 데이트’를 맡아 일일 DJ로도 나선 적이 있다.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렸다. ‘웃겼다’ ‘재미있었다’라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시끄럽고 정신없다’ ‘신음소리가 거슬렸다’는 지적도 함께 뒤따랐다. 클로징 멘트도 없이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코믹버전으로 소화하며 방송을 마쳤던 노홍철의 모습은 두 번의 DJ 경력을 의심케 만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노홍철이 맡게 된 MBC FM4U의 ‘굿모닝FM’ 또한 짧지 않은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프로그램이다. 2003년 4월 1대 DJ 김성주로 출발한 ‘굿모닝FM’은 8대 DJ 전현무가 2013년 9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약 3년여 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순항해 왔다. 과연 ‘라디오 클로저’인 노홍철이 아쉬운 부분을 털고, 한 번도 도전한 적이 없던 ‘아침 라디오 방송’이라는 미지의 영역에서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을까.
또한 전현무는 노홍철이 자리를 비웠던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장 자리를 맡으며 여전히 잘 이끌어오고 있다. 이제는 노홍철이 전현무의 빈자리에 응답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지켜보는 이들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