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저링'으로 외화 공포영화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가진 제임스 완 감독이 한국에 떴다.
내달 9일 개봉을 앞둔 '컨저링2'로 생애 첫 내한한 제임스 완 감독은 '임수완'이라고 적힌 주민등록증을 들고 나타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팬분들이 내게 한국 이름을 선정해줬다. 굉장히 멋지고 즐거운 일인 것 같다. 마음에 든다"면서 해맑게 웃었다. 소름끼치는 공포영화를 만든 감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생기가 넘쳤다.
제임스 완 감독은 26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CGV 여의도점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그는 "어제 한국에 와서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하고 경복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운을 떼면서 자신의 공포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이유에 대해 '보편성'을 꼽았다. "내가 무서우면 관객들도 무서울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만든다."
공포 영화의 매력에 대해선 "관객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는 게 좋다. 코미디와 호러는 자매 관계에 있다. 두 가지 모두 인간의 본능적인 요소를 자극한다. 코미디는 웃기면 사람들이 웃고 호러는 무서우면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가린다. 인간의 본성과 감성을 자극한다는 것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빠른 피드백에 매력을 느껴 자꾸 하는 것 같다"면서 "다른 장르에 흥미를 느낀다면 아마도 그건 코미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학교에서 만든 8분짜리 단편으로 시작한 장편영화 데뷔작인 '쏘우'로 제작비 5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인 후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와 산 세바스찬 영화제 관객상, 제라르메르 국제판타지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작품상 노미네이트 등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제임스 완 감독.
이후 할리우드의 무수한 러브콜을 받으며 '쏘우', '인시디어스' 시리즈, '데드 사일런스', '데스 선텐스', '컨저링'을 선보이며 공포 장르의 대표 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더 세븐'으로 15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으며 차기작으로 DC 블록버스터 '아쿠아맨'과 '맥가이버', '모탈 컴뱃' 리부트 등의 연출을 확정했다.
제임스 완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할리우드에 대해 "'아쿠아맨'과 '맥가이버'를 연출할 예정이다. 나의 공포 영화에서 공포 요소를 제외하면 드라마적인 요소와 본연의 스토리를 볼 수 있다. 그걸 할리우드나 할리우드 제작자들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호러 영화지만 스토리 구성에 있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점은 모든 구성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학을 전공했기에 다양한 영화를 접했는데 할리우드에서의 작업을 통해 영화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 중 관심 있게 본 작품이 있다면 무엇이 있느냐고 묻자 "'아저씨'란 영화를 봤는데 굉장히 감명 깊게 봤다. 최근에 나오는 영화들 중 수작이 한국에서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어떠한 주제를 굉장히 과감하고 용감하게 다루는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가 보편적인 걸 다룬다면 한국 영화는 주제에 특화된 걸 다루는 것 같아서 놀랍다.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기자회견 말미 '불참의 아이콘' 조세호를 찾아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임스 완 감독은 "조세호 씨 어디 계신가요?"라고 물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깨알 웃음을 안겼다.
'컨저링'은 2013년 개봉해 약 2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공포영화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속편인 '컨저링2'는 전편에 이어 실존인물인 미국의 유명한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 실화인 영국 엔필드에서 일어난 폴터가이스트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6월 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