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만 14개를 쏟아부었고, 39분 56초 내내 앞섰다. 하지만 마지막 4초에서 승패가 뒤바뀌었다. 위성우(45)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진 건 처음이다"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농구가 아프리카의 복병 나이지리아에 발목을 잡혔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 라 트로카디에의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C조 2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서 69-70으로 역전패했다.
사실 대회 전부터 한국의 8강행을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베테랑들의 은퇴,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눈에 띄게 전력이 약화된 데다 손발을 맞춘 기간도 짧았고, 설상가상 하루 전날 벨라루스전에서 공개된 나이지리아의 전력도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국제농구연맹(FIBA)도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것이라 내다봤다.
위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경기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한 것 같다. 박지수(18·분당경영고)가 있다 해도 인사이드에서 밀리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고, 1번이 리딩을 잘 해줘야하는데 가드진의 부재도 컸다. 이승아(24·우리은행)가 있다곤 해도 이런 큰 국제대회를 뛰어본 경험이 없다보니 아쉽게 됐다"며 "많은 걸 배운 경기"라고 소감을 전했다.
체격조건이 월등한 유럽, 아프리카 팀들과 맞붙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무기는 정교한 외곽슛 뿐이었다. 초반부터 외곽이 살아나며 3점슛만 14개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작전은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가드진과 인사이드에서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 약점이 역전패를 불러왔다. 위 감독은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아시아팀이고, 한국은 외곽슛이 정교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며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마지막 3점슛을 허용하며 져서 아쉽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제 한국은 하루 뒤인 15일 열리는 벨라루스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8강 진출의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를 치러 승리한 팀이 본선 티켓 4장을 가져가고 패한 팀들은 순위 결정전을 치러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가져간다. 문제는 벨라루스가 C조 최강으로 꼽히는 팀이라는 점이다. 리딩 가드 린제이 하딩이 버티고 있는 일선은 물론 옐레나 루첸카(33·195cm), 아나스타시야 베라메옌카(29·192cm) 트윈타워가 버티고 있는 골밑도 위압적이다.
위 감독은 "내일 곧바로 경기가 있어 쉴 수도 없다. 오늘은 로테이션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내일은 일단 교체를 많이 해서 공격적인 디펜스를 하려고 한다"며 "인사이드가 강한 팀이다보니 높이에서 최대한 밀리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인해전술을 가동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8강 진출이 달린 벨라루스전은 한국시간 15일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