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11주째 치열한 동부지구 1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동률이었던 두 팀은 이번주에도 거의 비슷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5연승으로 5할 승률을 맞췄던 양키스는 5할에 1경기 모자란 채로 이번 주를 마감했다.
토론토는 조시 도날드슨, 에드윈 엔카나시온과 마이크 손더스가 홈런 10개를 합작하며 화력쇼를 펼쳤다. 3위 토론토와 1위 볼티모어의 격차는 3경기로, 어느 한 팀이 선두로 크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캔자스시티는 8연패 이후 최근 10경기에서 다시 8승 2패로 치고나가며 롤러코스터 같은 2주를 보냈다. 어느덧 중부지구 선두 클리블랜드를 0.5경기 차이로 다시 추격하고 있다. 5월 중순 빅리그로 올라온 휘트 메리필드는 일주일 간 타율 0.364에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2루수와 좌익수를 오가는 전천후 활약. 깊은 부진에 빠졌던 기존 2루수 오마 인판테는 자리를 뺏기며 지명할당(DFA)됐다.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비장의 한 수였던 제임스 실즈 트레이드가 악몽이 되어가고 있다. 실즈는 이번주 2경기에서 6.2이닝만 소화하는데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18.9를 기록했다. 실즈는 올 시즌 뒤 남은 계약을 무효화하고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 아웃’ 권리를 갖고 있지만, 이 성적이라면 권리를 행사해 시장에 나갈리가 만무하다. 화이트삭스가 실즈에게 줘야 할 잔여 연봉은 2018년까지 2,500만 달러. 추신수가 복귀한 텍사스는 6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렸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유일하게 6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구단이다. 2위 시애틀 레인저스와는 7.5경기 차이로 여유가 넘친다. 콜 해멀스, 콜비 루이스, 마틴 페레즈 등 3명의 선발이 19승 5패로 탄탄하게 앞을 막아주고 있다. 여기에 다르빗슈 유까지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한다면 그야말로 철벽.
LA 에인절스는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선발 팀 린스컴이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과거 시속 100마일의 빠른 공을 뿌리던 린스컴은 이번엔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펼쳤다. 6이닝 동안 공 98개를 뿌리며 삼진은 2개만 잡았지만, 안타 4개 볼넷 2개만 내주며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아메리칸리그 6월 14일~6월 20일, 11주차 승률 순 순위 1. 텍사스 레인저스 (서부지구 1위) 2. 볼티모어 오리올스 (동부지구 1위) 3. 보스턴 레드삭스 (와일드카드 1위) 4.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중부지구 1위) 5. 캔자스시티 로열스 (와일드카드 2위) 6. 토론토 블루제이스 7. 시애틀 매리너스 8.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9. 뉴욕 양키스 10. 휴스턴 애스트로스 11. 시카고 화이트삭스 12. 탬파베이 레이스 13. LA 에인절스 14.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5. 미네소타 트윈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지난주와 판박이를 보는 듯하다. 워싱턴이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5.5경기 차이로 지구 1위를 수성했다. 주간 성적은 4승 3패. 반면 2위 마이애미와 3위 메츠의 자리 싸움은 반 경기 차이로 한층 치열해졌다.
마이애미는 팀의 주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부상에서 복귀 후 처음으로 주간 성적 4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는 10경기 타율 1할 3리로 맥을 못추렸다. 부진에서 탈출하는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겨우 6월 중순이지만, 중부지구의 순위 싸움은 벌써 끝이 난 것만 같다. 1위 시카고 컵스와 2위 세인트루이스의 격차는 12경기. 20일 경기에서는 피츠버그의 '최고 유망주' 투수 제임슨 타이욘을 3홈런으로 두들겼다. 자신의 팀 '최고 유망주'인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는 데뷔 첫 타석에서 초구 홈런을 날리는 상반된 결과. 잘 나가는 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예년과 달리 뭔가 무기력한 지구 2위를 달리는 세인트루이스는 실망스런 한 주를 보냈다. 특히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텍사스 전에서 9회 2실점 블론 세이브를 저지른 장면은 최악이었다. 올해 로젠탈의 평균자책점은 4.91로 데뷔 이래 가장 나쁜 수치. 3월에만 해도 ‘오승환이 로젠탈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는다면, (로젠탈이 부진했다는 뜻이니) 세인트루이스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우려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정말로 짝수해 징크스는 존재하는 걸까. 샌프란시스코가 무섭게 서부지구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일주일 간 6승 0패 싹쓸이에 나서며 2위 다저스와 6.5경기 차로 달아났다. 제프 사마자, 자니 쿠에토, 매디슨 범가너 등 ‘선발 3대장’은 42경기에서 26승 7패를 합작하고 있다. 올해 메츠-컵스-샌프란시스코까지 내셔널리그 지구 1위 팀들의 공통점은 상위 선발 3명이 빈 틈이 없다는 점이다.
◇내셔널리그 6월 14일~6월 20일, 11주차 승률 순 순위 1. 시카고 컵스 (중부지구 1위) 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서부지구 1위) 3. 워싱턴 내셔널스 (동부지구 1위) 5. 마이애미 말린스 (와일드카드 1위) 5. LA 다저스 (와일드카드 2위) 6. 뉴욕 메츠 7.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9. 콜로라도 로키스 1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1. 밀워키 브루어스 12. 필라델피아 필리스 13.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14. 신시내티 레즈 1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주의 Best Player: 프레디 프리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면 리빌딩에 돌입한 애틀랜타 타선의 유일한 희망. 5월까지 타율 0.251, OPS 0.757로 기대에 못 미치던 프리먼은 6월 들어 타율 0.323, OPS 1.075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번 주가 화룡점정이었다. 주간 성적은 타율 0.548 OPS 1.653에 3홈런 8타점.
가장 빛난 순간은 6월 16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였다. 6회 홈런을 치며 2루타-3루타-홈런까지 장타 세 방을 날리더니 연장 11회 단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시켰다. 팀도 연장 13회말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며 기쁨 두 배. 프리먼의 사이클링 히트는 '브레이브스' 프랜차이즈의 역대 7번째 기록이다. 1910년 이후로는 1987년 알버트 홀, 2008년 마크 캇세이 이후로 세 번째였다.
이주의 Worst Player: 제임스 실즈(시카고 화이트삭스) 제임스 실즈가 화이트삭스로 이적했을 때만 해도 이런 참혹한 광경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적 후, 첫 경기에서 2이닝 7실점. 이후 5이닝 7실점(6자책). 우울하지만 그나마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세 번째 경기에서는 1과 2/3이닝 8실점. 설상가상이 따로 없다.
화이트삭스에서 선발 등판한 3번의 경기 결과는 8과 2/3이닝 동안 22실점(22자책). 평균자책점은 무려 21.81이다. 최근 4경기로 범위를 확대하면, 이 중 세 경기에서 3회가 끝나기 전 7점 이상을 실점했다. 이렇게 빨리 경기를 망친 ‘사건’이 4경기 중 3번이나 연달아 일어난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참담한 성적도 문제지만, 계약 기간이 앞으로 2년도 넘게 남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원 소속 구단인 샌디에이고가 연봉 일부를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남은 돈은 2,500만 달러다. 화이트삭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실즈 일병 구하기’에 나설 수 밖에.
이주의 기록: 이치로의 미일 통산 4,257 안타 정복 이치로 스즈키가 미일 통산 4,257 안타 고지를 점령하며 피트 로즈의 4,256 안타를 넘었다. 일본에서 1,278개를 때려냈고, 미국에서는 6월 20일까지 2,980개를 때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3,000 안타 고지도 연내에 정복할 기세다.
하지만 이 기록은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으로 인정 받지는 못했다. 리그 수준의 차이를 떠나서 '메이저리그 기록만으로 비교한다'는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선수들은 리그 수준 차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피트 로즈 역시 '고교 시절 기록까지 포함할 거냐'면서 민감한 반응을 드러냈다.
그러나 공식 기록이던 아니던, 4,257이라는 숫자는 이치로라는 야구 선수 더 나아가 한 인간이 오랫동안 밟아온 자취의 위대함을 드러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주의 코리안리거
추신수가 돌아왔다. 복귀 직후 홈런과 함께 출루 기계를 가동하며 주간 출루율 0.414, OPS 0.849를 기록했다. 19일에는 오승환을 상대로 한국인 투타 맞대결에서 승리하기도. 3구째 바깥쪽 시속 94마일 빠른 공을 가볍게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후 9회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들어낸 장면은 가장 추신수다웠던 장면.
김현수는 드문드문 3경기에 출장했다. 6월 들어 타율이 저조해지자 다시 팀 동료 외야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내주는 빈도가 잦아졌다. 달아올랐던 타격감이 한번 쯤 쉬어갈 때도 됐다. 그러나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는 듯 20일 경기에서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대호는 4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231로 큰 활약은 하지 못했다. 결정적 활약이 나와도 '플래툰 기용법' 때문에 쉬는 탓에 컨디션 관리가 힘든 환경.
강정호는 홈런을 하나 추가했다. 팀의 특급 신인 제임슨 타이욘의 첫 승을 돕는 결승 2점 홈런이었다. 어느덧 36경기만에 9호 홈런으로, 시즌 전체를 소화했다면 40홈런도 노렸을 페이스. 이번 주에도 구단의 배려 속에 사흘 출장 - 하루 휴식/대타 일정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박병호는 기나긴 17타수 무안타 부진을 끊었다. 그러나 주간 성적은 타율 1할 3푼 3리, OPS 0.511로 아직 깊은 늪 속이다. 희망적인 모습이라면 득점권에서 12호 홈런(2점)을 때려냈다는 점. 올 시즌 처음으로 시속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공략해서 만든 홈런이었다.
오승환은 3경기에 나서 2이닝 3실점(1자책)으로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이 중 1점은 동갑내기 추신수에게 맞은 안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1.77로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팀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중. 일단 당장은 시즌 90이닝 페이스인 출장 이력을 관리하는 것부터가 필요해 보인다.
Bizball Project
지속적인 스포츠 콘텐트 생산을 목표로 하는 젊은 스포츠 연구자들의 모임. 일간스포츠와는 2014년부터 협력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