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최근 3연속 우세 시리즈를 내줬다. 손승락, 정대현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의 부상 이탈과 최준석, 김상호 등 중심 타선 타자들의 컨디션 난조로 신음 중이다. 하지만 토종 선발 박세웅(21)의 존재와 성장은 위안이다. 6월 들어 상승세가 가파르다.
박세웅은 한 차례 부침을 겪은 뒤 견고해졌다. 그는 4월 등판한 5경기에서 3승(1패)·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5월부터 흔들렸다. 5경기에 등판해 3패(1승) 평균자책점 8.74를 기록했다. 특히 21일 두산전과 27일 한화전에서 각각 4이닝 5실점, 2⅔이닝 7실점 하며 무너졌다. 당시 그의 투구를 지켜본 염종석 SPOTV 해설위원은 "맞을까 우려돼 전력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6월엔 다르다. 직구 구위와 제구력은 부침을 겪던 5월보다 강하고 정확했다. 상대 타자들이 포크볼을 노리고 들어오자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하며 수싸움 폭을 넓히기도 했다. 지난주까지 등판한 4경기에서 2승·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승운이 따랐다면 전승도 가능했다. 2일 kt전에선 8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7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14일 넥센전에선 불펜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롯데는 박세웅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19일엔 5연승을 달리던 SK 타선을 상대로 5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그는 현재 팀 선발진 중 가장 안정감을 주는 투수다.
지난해는 7월 말에야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한 차례 슬럼프까지 이겨낸 박세웅도 새삼 자신이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그는 "지난해는 그저 포수의 미트만 보고 경기를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주자의 움직임도 보인다"고 전했다.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밸런스도 좋아졌다. 지난해와 달리 투구를 할 때 축이 되는 오른발과 머리에 흔들림이 줄었다는 평가. 박세웅은 "매 투구마다 신경을 쓸 수는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시즌 초 내세웠던 숙제는 해냈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를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5월까지 나선 9경기에선 경기당 4⅔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최근 4경기에선 6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다음 목표를 정했다. 바로 '천적 청산'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한화와 두산전에서 유독 약했다. 다음에 만나면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올 시즌 두산전 2경기 평균자책점 12.27, 한화전 2경기 17.55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이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이다. 두 팀과의 만남은 계속된다. 열세 있는 상대 전적을 만회하고 팀 승리에 기여하려한다. 롯데 '미래 에이스'가 점차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