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MBC 3사는 지난 3월 28일 동시에 월화극의 포문을 열었다. 1차 월화극 전쟁의 승자는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앞세운 KBS였다. 하지만 21일 시작된 월화극 2차 전쟁에선 '닥터스'가 우세를 보이며 SBS 쪽으로 승부가 기울고 있다. 동 시간대 최하위인 KBS '뷰티풀 마인드'와 무려 3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 월화극 전쟁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모두 출전 중인 50부작 MBC '몬스터'는 흔들림 없이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지상파 3사 월화극 2차 전쟁 구도를 한 번 살펴볼까.
▶톡 쏘는 '사이다' 이야기→의학 드라마 안방점령
월화극 3파전의 1차전은 크게 사극, 법정물, 복수극으로 나뉘었다. 사극 '대박'이 폭넓은 연령대를 사로잡으며 무난하게 월화극 승기를 잡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깨고 코믹하게 그려낸 법정물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승승장구했다. 최종회엔 17.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갑에 대항한 동네변호사의 활약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현실성과 디테일한 면에서 다소 떨어질지라도 답답했던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사이다' 드라마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대리만족하게 했다.
2차전엔 의학 드라마 2편이 맞대결을 벌였다. 동시에 첫 출발을 알린 '닥터스'와 '뷰티풀 마인드'는 병원을 배경으로 하면서 의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 하지만 각각이 지닌 매력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닥터스'는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사명감 가득한 의사로 성장하는 박신혜(유혜정)와 김래원(홍지홍)이 사제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다시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다. '뷰티풀 마인드'는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의사 장혁(이영오)이 여순경 박소담(계진성)과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게 되면서 펼치지는 드라마로 스릴러 같은 쫄깃한 긴장감을 자랑한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재미를 주는 의학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닥터스' 1주차부터 선전…'뷰티풀 마인드' 고군분투
뚜껑을 열어보니 '닥터스'는 강했다. 박신혜와 김래원의 '케미'가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으며 방송 2회 만에 15%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시 시작한 '뷰티풀 마인드'는 4%대로 고군분투 중이다. 의학 드라마라는 소재는 같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린 것. 밝은 느낌의 휴먼 멜로를 표방한 '닥터스'는 따뜻한 느낌을 물씬 풍겨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뷰티풀 마인드'는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를 앞세웠다. 이것이 1주차 승부를 갈랐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력한 몰입도를 선사했지만 여러 세대를 아우르기는 쉽지 않았다. '뷰티풀 마인드'가 1주차 부진에서 벗어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중반부를 넘어선 '몬스터'는 신작 공세들에 맞서 강지환의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을 알리며 탄력을 받고 있다. 월화극 3파전 2위지만 11%대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제 갈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