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으로 2007년 데뷔 직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가수 마골피(본명 박미영)가 데뷔 처음으로 예능 신고식을 가졌다. 28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나만의 슈가맨' 특집에 출연한 것. 방송 이후 마골피에 대한 관심은 폭주했고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어 역시 1위를 차지했다. 마골피는 "행복한 꿈을 꾼 것 같다"면서 "음악과 연기활동을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는 마골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하는 마골피와의 일문일답.
-'슈가맨'에 출연한 소감은.
"행복한 꿈을 꾼 것 같다. 추억을 소환하는 이 엄청난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되나 걱정했다. 출연했으면 하는 슈가맨으로 '마골피'가 가끔 올라오는 건 봤는데 정말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슈가맨' 제작진분들과 마골피의 '비행소녀'라는 곡을 기억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슈가맨' CP가 대본을 직접 써왔을 정도로 열정적인 자세로 참여했다고 하더라. "원래 그런 스타일이다. 책임감 넘치는 반장스타일?(웃음) 긴 공백기 동안 불안함과 싸워야 하는 이 일이 나랑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아니었으면 아마 못 버텼을 것이다."
-'슈가맨' 출연이 얼마 만의 방송 나들이였나. "예능 출연은 처음이다. 작년 여름에 마망이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무대에 선 경험은 있다."
-세대별 방청객석에서 총 45불이 켜졌더라. "20~30대분들은 거의 올불이었다. 출연 전에는 방송활동이 거의 없었던 상황이라 불이 너무 적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은 불이 들어와서 오히려 표정관리가 잘 안 됐다.(웃음) 10대와 40대는 거의 날 모르더라. 그래서 그날 이후로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갑자기 활동을 그만둔 이유가 궁금하다. "예의 없는 아티스트인 비행소녀 콘셉트가 점점 진화하면서 못 버텼다. 음원이 잘 돼서 상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제의를 받았다. 노래 대결을 해서 문자 투표로 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회사에서 비행소녀 콘셉트의 이번 미션은 '예술은 1, 2등을 가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런 자리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말하고 나오라고 했다. 난 그걸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송 출연이 힘든 작은 회사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지 모르는데 그땐 회사의 홍보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슈가맨'에서 밝힌 전 소속사 대표님과의 일화가 재밌더라. "방송에서 말했던 인사 안 하는 콘셉트 때문에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준 동방신기 선배님들이랑 화보 촬영을 같이했는데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인사도 못했다. 당시 음악 프로그램 MC였던 김현중 선배님은 내 노래를 소개할 때 '비행소녀'가 아니라 '비행인사'라고 소개해 그대로 방송에 나간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방법으로라도 센스 있게 혼내 주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연극배우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어릴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 엄마가 못생겨서 안 된다고 반대하기도 했고 중학교 때 모의고사에서 전국 8등을 한 적이 있어서 계속 공부하길 바랐다. 연극배우로 전업을 한 건 아니다. 대학로 연극은 이번이 두 번째다.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단편 등을 비롯해서 차근차근 경험 쌓고 있다. 이민호와 소녀시대 윤아가 나오는 웹드라마의 에필로그 부분에 코믹한 캐릭터로 잠깐 나오기도 했고 정다빈과 AOA 초아의 '불꽃'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30살에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입학했다. 전직과 상관없이 인간 박미영으로 승부를 봤다. 그래서 배우로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강희 선배님처럼 자기만의 매력이 확실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음악 활동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원래 올림픽 시즌 전후로 음반 활동 계획이 있었지만 많이 미뤄지고 있다. 음악도, 연기도, 방송도 제대로 활동을 하려면 이제는 함께 상의해가면서 온전히 돌봐줄 수 있는 소속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최근에 나온 음반은 '슈가맨'을 준비하면서 '알고 보니 혼수상태'라는 친한 작곡가 동생이랑 둘이 재밌게 작업해본 것이다. 앞으로도 이 친구랑 OST나 취미로 만드는 음악 작업을 계속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8월 2일부터 7일까지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욕(慾)'이라는 제목의 연극 공연이 있다. 내년이 마골피 데뷔 10주년이라 단독 콘서트도 조심스레 이야기해 보고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앞으로는 쉬지 않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미친 듯이 행복하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