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8시33분 울산시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건 2014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한반도가 흔들렸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같은 시각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삼성-LG의 경기가 열렸다.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관중 역시 진동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이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야구장은 지진에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내진설계 여부에 따라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국내 건축물 내진설계는 1988년 건축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다. 즉 1988년 이후 건설된 야구장은 내진설계 단계를 거쳤다. 올해 문을 연 라이온즈파크(삼성)와 고척스카이돔(넥센)을 비롯해 2014년 완공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KIA), 2002년 선을 보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SK)이 해당된다.
삼성 관계자는 "라이온즈파크는 내진설계 2등급 건물에 해당된다. 그러나 우리는 진도 6.3 이상을 견딜 수 있는 1등급 기준으로 내진설계를 했다. 비용이 더 소요됐지만, 관중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5일 경기 중 야구장에서 진동을 느꼈다. 예민한 사람들 모두 지진을 감지했다. 곧이어 뉴스에서 지진 소식이 나오더라. 내진설계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사진=잠실구장(LG·두산)
1982년 완공된 잠실구장(LG·두산)은 안전 관련 용역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2011년 실시된 '야구장 정밀안전진단 및 내진성능평가'에서 '기준 만족' 평가가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 는 "당시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잠실야구장과 주경기장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설됐다. 안전에 많은 신경을 써서 건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개 야구장은 내진설계 없이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1988년 이전 이어진사직구장(롯데)와 마산구장(NC),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한화), 수원 kt 위즈파크(kt)가 해당된다. 이글스파크와 위즈파크는 오래된 기존 야구장에 관중석을 추가 증축했다. 증축된 부분은 내진설계가 됐다. 한화 관계자는 "증축 관중석과 신설된 포수 후면석은 내진설계가 돼 있다. 그러나 야구장 전체적으로 내진설계는 돼 있지 않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손을 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지진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건물 안전에 큰 위협을 주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축물은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것이 많다"며 "벽돌 건물은 지진에 취약하지만, 철근콘크리트 건물은 진도 6~7 이상의 강진이 아니면 버틸 수 있다. 진앙지가 바다일 경우 내륙의 진도는 떨어진다. 아직 큰 위협은 아니지만,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