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가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 가능성과 우려를 동시에 남겼다.
카스티요는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총 94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60개를 꽂아넣었다. 최고 구속 159㎞를 기록한 빠른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섞어던지며 삼진은 3개를 뽑아냈다. 그는 팀이 3-2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구원 등판한 권혁이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동점 볼넷을 내줘 승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카스티요는 지난달 30일 고척 넥센전에서 2⅔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하며 첫 패전을 기록했다. 넥센 타자들의 빠른 승부에 고전하며 집중타를 얻어맞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부진의 이유에 대해 "넥센 타자들이 잘쳤다"고 답했다. 카스티요의 구위는 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날 등판이 중요했다. 이번에도 안정을 찾지 못하면 자칫 슬럼프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카스티요는 경기 시작부터 '불' 같은 강속구를 뿌렸다. 1회 2사 후 이승엽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최형우를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2회 안타 2개를 내주고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했다. 하지만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서 꾸준히 땅볼을 유도했다. 카스티요는 2사 1·3루 위기에서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순항을 이어갔다.
첫 실점은 2-0으로 앞선 3회 기록했다. 카스티요는 볼넷과 안타, 사구를 잇따라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최형우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이어진 위기에서 발디리스를 유격수 병살로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위기를 넘기자 안정을 찾았다. 4~5회 6타자를 잇따라 범타로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체력적인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6회 마운드에 오른 카스티요는 투구 수가 80개를 넘어가자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1사 1·2루 위기에서 최재원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끝에 1타점 추격타를 내줬다. 김정혁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이상군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향했다. 투수 교체를 뜻했다. 카스티요는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카스티요는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150㎞ 중후반의 직구를 뿌렸다. 구위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투구 수가 증가하면서 제구 기복이 심해졌다. 슬라이더는 일찍부터 휘어져나가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국 땅을 밟을 당시 "113개까지 던져봤다"고 했지만, 이날 등판에서 100개를 채우기 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강속구의 위력은 여전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