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640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홈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4⅔이닝 동안 안타 8개와 볼넷 2개로 6점을 내줬다. 삼진은 4개를 뽑아냈다. 1회초 첫 타자 멜빈 업튼에게 선제 홈런을 맞았고, 2회엔 상대 투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야수진의 수비 실책도 겹쳤다.
희망적인 요소도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89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평균 구속은 89.9마일(145㎞)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2마일(148㎞)까지 찍었다. 마이너 재활 등판 때보다 직구 평균 구속(85마일·137㎞)이 올랐다. 무엇보다 등판 뒤 수술 부위에 통증이 없었다. 김선우 본지 위원이 류현진의 복귀전에 대해 말했다.
- 류현진의 복귀전을 총평하자면.
"마이너 재활 경기에서 1~2회에 '툭툭' 던지는 모습을 봤다. 이날도 같은 패턴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느낌이 좋으면 서서히 구속을 끌어올릴 거라 봤다. 그런데 1회부터 세게 던지더라. 좋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가지고 있는데, 직구 위주 승부를 했다. 실투가 나오면서 1번 타자 업튼에게 선제 홈런을 허용했다. 표정에서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아쉬웠을 것이다. 시작부터 직구 위주의 투구를 했다는 게 류현진의 현재 컨디션을 말해주는 것 같다."
- 3회 최고 구속을 찍은 뒤 4회부터 직구 구위가 떨어졌는데.
"류현진의 몸 상태는 아직 100%가 아니다. 근력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직구 구속은 기대보다 많이 나왔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구속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류현진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그래서 경기 중에 시기가 빨리 온 것 뿐이다. 상황도 도와주지 못했다. 경기가 타이트했고, 긴장감을 유지했다면 구속 하락폭이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예상 못한 실점도 했다. 이러면 투수는 급격하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직구 구속도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 야수진의 실책성 플레이까지 나오면서 힘든 싸움이 됐다.
"경기 '운'이다. 류현진이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만큼 동료들은 지켜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날 볼티모어와 연장 14회까지 경기를 했다. 이날 경기 집중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류현진은 아마 윌 마이어스-매트 캠프-얀헤르비스 솔라테로 이어지는 샌디에이고 중심 타선과 승부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세 명의 방망이가 최근 가장 뜨겁다. 투수는 조심해야 할 타자에 대한 플랜을 짜놓고 경기에 임한다. 류현진도 2~4번에 대한 플랜을 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1회 업튼에게 홈런을 맞고, 상대 투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러면 계획이 무너진다. 운이 따르지 않은 하루였다." - 등판 다음 날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준이다. 모처럼 복귀해 던지고 다음날 몸에 이상이 없다면 투수는 자신감이 생긴다. 게다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이런 부분을 계산했을 것이다. 류현진의 빅리그 등판은 아직 재활 투구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남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스스로 긴장을 하면서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가야 한다. 등판 전후 조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투구를 하기 전 루틴을 다시 다듬어야 한다. 분명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이 반복될 것이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 등판 전후에 무엇을 하나.
"투수는 등판 전후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트레이너 파트는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재활을 마친 류현즌은 더욱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등판 전엔 튜빙을 하거나 트레이너의 손 마사지를 받는다. 트레이너는 선수의 어깨 상태를 감안해서 마사지 강도를 조절한다. 50%일 때와 80%일 때 강도가 다르다. '근육을 펌핑시킨다'고 한다. 투구를 마친 뒤에는 바로 아이싱을 하면 안된다. 어깨를 움직여주고, 마사지에 스트레칭을 곁들여 어깨 근육을 풀어야 한다. 그리고 어깨 상태를 확인한 뒤 아이싱을 한다. 올 시즌 뿐만 아니라 계속 이런 관리를 잘 받아야 한다."
- 류현진이 언제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올까.
"직구 구위를 볼 때 현재 한계 투구는 60~7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등판을 하면서 조금씩 늘어나겠지만, '언제쯤 되면 완벽해진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과 몸 상태의 업다운이 계속 찾아올 것이다. 본인이 조절하면서 투구를 해야 한다.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컨디션 조절까지 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류현진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전 좋았던 시절의 야구를 해서는 힘들다. 몸 상태에 맞춰 류현진은 새로운 야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