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등장한 신인 걸그룹 중 두각을 드러낸 것은 단연 아이오아이(I.O.I)다. 데뷔와 동시에 아이오아이가 급부상할 수 있었던 건 엠넷 '프로듀스101'가 톡톡히 홍보 역할을 한 덕이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돈과 시간을 아끼며 동시에 홍보효과를 얻는 훌륭한 기회였다. 더욱이 대중의 선택으로 최종 멤버가 결정된다는 룰은 아이오아이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였다. 덕분에 현재까지 그 화제성이 유지될 만큼 화력이 거세다. 데뷔와 동시에 이같은 인지도를 얻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없이 자력으로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그룹이 웬만한 인지도를 갖기 위해서는 평균 2~3장의 앨범을 내야한다. 매달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고 그 안에서 개성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신선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오아이가 최단 시간에 최고의 인기를 얻은 만큼, 올해 아이오아이의 인기를 꺾을 새로운 걸그룹이 나타날 가능성은 사실상 적다. 아이오아이의 적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이오아이 출신 그룹이다. 다이아, 구구단, 우주소녀 등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린 그룹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올해 특출난 활약을 한 걸그룹은 온통 아이오아이 차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채연의 다이아
멤버 정채연은 아이오아이 완전체 활동 후에 잠정탈퇴했던 다이아에 합류해 컴백했다. 정채연은 아이오아이 멤버 중 가장 먼저 타 그룹으로 컴백, 적지 않은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이내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가 속했다는 화제성으로 다이아의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다이아는 지난달 14일 발표한 앨범 타이틀 곡 '그 길에서'로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 데뷔곡으로 톱100에 진입하는 것도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김세정·강미나의 구구단
다이아에 이어 수혜를 본 그룹은 구구단이다. 아이오아이 멤버 중 두 명이나 구구단에 속했다. 아이오아이 중 두 번째로 큰 득표수를 자랑한 김세정과 눈웃음이 매력적인 강미나가 구구단으로 또 한번 데뷔했다. 구구단은 김세정과 강미나가 속했다는 이슈와 함께 독특한 그룹명으로 함께 시너지를 받았다. 구구단은 이미 인지도가 높은 두 멤버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가온차트 앨범 종합 차트에서 2위를 기록, 신인가수 중에서는 매우 높은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지난 5일 방송된 SBS MTV '더쇼'에서는 1위 후보까지 올라 남다른 후광 효과를 누렸다.
▶유연정의 우주소녀
아이오아이 유닛 멤버에서 빠져 궁금증을 높였던 유연정도 우주소녀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고심 끝에 유연정을 우주소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우주소녀와 유연정 간의 두터운 신뢰가 이번 의사 결정에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우주소녀는 지난 2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한중 동시 데뷔 걸그룹으로 야심차게 내놨던 걸그룹. 그러나 여느 신인 아이돌 그룹이 그렇듯 인지도를 쌓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유연정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주소녀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했다. 우주소녀는 유연정 합류 소식 이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래동안 머물렀다. 이제 막 데뷔한 우주소녀는 유연정의 합류로 가창력 내공을 높임과 동시에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라는 이슈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아이 유닛 이어 완전체로 화룡점정
아이오아이 출신 그룹들이 한 차례 활동하고 나면 아이오아이의 유닛이 앨범을 발표한다. 아이오아이 출신 그룹들이 활동을 마무리할 때 쯤 유닛이 출격하는 것이다. 사실상 아이오아이의 이슈가 바통 터치되는 그림이다. 본 그룹으로 활동 중인 정채연, 김세정, 강미나, 유연정을 제외한 7인은 오는 8월을 목표로 새 앨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YMC 측 관계자는 "아이오아이 유닛 첫 번째 음원으로 활동을 한 뒤 곧바로 현 유닛 멤버로 신곡이 또 나온다"며 "레슨과 안무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쉬면서 연습을 하는 시간이 많다. 메인 보컬 두 명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노래 연습에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닛 활동이 끝난 뒤에는 연말 아이오아이 완전체 활동으로 화룡점정을 찍을 전망.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각 소속사는 완전체 활동에 모두 동의, 1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활동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다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프로듀스101'의 영향력으로 아이오아이는 물론이고 아이오아이 출신 걸그룹들까지 수혜를 봤다. 데뷔와 동시에 인지도를 높이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5년차 이상 아이돌 그룹 중에도 이렇다할 인지도를 얻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가요계 흥패를 가르는 주기가 굉장히 빨라졌다. 아이오아이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발판삼아 수월하게 성공적인 길로 들어섰다. 자력으로 탄생한 다른 신인 걸그룹이 이들의 성적을 따라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