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모르는 9명의 사람들이 3박 4일간 한 곳에 모여 상속자·집사·정규직·비정규직으로 구분 지어 정치게임을 벌인다.
그 안에서 비정규직은 연맹을 맺고 정규직은 그들끼리 똘똘 뭉친다. 일을 하고도 정규직이 돈을 다 가져가 비정규직에게 주어진건 없다. 정말 이 사회의 단면을 제대로 꿰뚫은 서바이벌이다.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상속자가 되기 힘들 것 같자 비정규직은 다시 힘을 모으고 그럼에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마스터의 힘을 빌린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 담합과 경쟁 등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 모든 건 지난 17일 방송된 SBS '상속자'에서 보여줬다. 2부작 파일럿이지만 첫 단추부터 호응이 나쁘지 않다. 심야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국시청률 3.3%를 기록했다. 마스터인 김상중의 지휘 아래 벌어진 이 게임의 승자는 우승상금 1000만원을 차지한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공감코드는 현실성이다.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쩜 이렇게 내 얘기일까'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와 PD, 작가들이 만든 프로그램. 긴장감이 '그것이 알고 싶다' 못지 않다.
첫방송을 끝내고 두 번째 방송 편집 작업에 한참인 김규형 PD와 얘기를 나눠봤다.
-처음에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과 많이 닮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었다. 결국은 삶에 대한 얘기다. "
-그 기획의도가 잘 반영됐나. "다행히 잘 산 거 같고 보는 이들도 그렇게 느꼈다면 만족이다. 사람들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 애환과 웃기고 슬픈 코드들이 프로그램에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잘 녹아들었다."
-현재 사회를 잘 투영했다. "요즘 사회적 이슈인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등의 키워드를 두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욕심을 부리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되고 타인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녹화 현장은 어땠나. "실제 상금 때문에 다양한 욕망이 충돌했고 그 상황 속 인간의 본능이 튀어나오더라."
-참가자가 일반인이다. 선발 기준은. "사회의 축소라면 남녀노소를 모두 모았어야하나 아직 파일럿이기에 일부를 보여줬다. 또한 방송으로 봤을 때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발했다."
-정규편성이 된다면 연예인도 참가 가능한가. "딱히 비연예인과 연예인 참가 기준은 없다. 아직 정규 편성이 되지 않았으므로 나중에 생각해보겠다."
-정규편성 가능성은. "아직 주변 반응을 체크하지 못 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잘 모르겠다." -남은 회차 관전포인트는. "출연자들의 다양한 욕망이 충돌하는 것을 보고 시청자들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라고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또는 실제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고 게임에 감정이입하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