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한국 레슬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18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리우 올림픽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한 레슬링 국가대표팀은 '원조 효자 종목'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굳은 각오와 함께 2주 남짓 남은 올림픽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레슬링 종목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당시 양정모(63)의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 11개·은메달 11개·동메달 13개를 수확한 원조 효자 종목이다. 특히 레슬링에 '빠떼루(파테르)'라는 별명을 안긴 1996 애틀랜타올림픽 때는 레슬링 스타 심권호(44)의 탄생까지 겹쳐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노 골드'로 암흑기를 보내면서 자존심에 금이 갔다.
그래도 레슬링의 암흑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김현우(28·삼성생명)가 2012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끊어진 금맥을 이었고, 내친 김에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정복하며 '그랜드 슬램'으로 한국 레슬링의 위상을 높였다.
그는 이번 리우에서 75kg급으로 체급을 바꿔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도전에 성공할 경우 1996 애틀랜타올림픽 48kg급, 2000 시드니올림픽 54kg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심권호 이후 두 번째로 두 체급을 정복한 선수가 된다.
김현우는 "패배는 두렵지 않다. 후회가 남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성숙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리우에서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전사의 정신으로 꼭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며 메달 획득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생애 첫 올림픽에 도전하는 류한수(28·삼성생명)도 "상대가 아니면 내가 쓰러진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한국 레슬링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 총 5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그레코로만형에는 75kg급 김현우, 66kg급 류한수와 59kg급 이정백(30·삼성생명)이 출전하고, 자유형에는 57kg급 윤준식(25·삼성생명)과 86kg급 김관욱(26·광주남구청)이 나서 메달에 도전한다.
안한봉(48)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전쟁에 임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선수들 모두 체력과 정신력, 기술이 삼위일체가 되도록 철두철미하게 훈련한 만큼 꼭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약속했다. 박장순(48) 자유형 감독도 "선수들이 지난 4년간 흘린 땀방울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효자 종목답게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