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밴 헤켄(37)의 보류권은 왜 여전히 넥센이 갖고 있을까. KBO가 유권해석을 내렸다.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둔 19일 고척 구장. 경기 전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일본 팀 세이부에서 방출된 밴헤켄의 재영입 의사에 대해 묻는 질문을 받았다. "체크는 하고 있다"고 했고, "팀에 도움이 되는 기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팀에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선다면 굳이 묶어두지 않겠다"고 했다.
밴헤켄은 2014년 20승을 거두며 한국 무대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 프로야구 구단 세이부로 이적했다. 당시 넥센은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의 도전 의지를 존중했다. 하지만 올 시즌 10경기에서 4패·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세이부는 지난 15일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1주일(15일 기준) 내로 그를 영입하는 일본 구단이 나오지 않으면 그는 다른 나라 리그를 알아봐야한다.
넥센은 이미 로버트 코엘로를 방출하고 스캇 맥그레거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하지만 아직 교체 카드 1장이 남아있다. 지난해 13승을 올린 라이언 피어밴드는 올 시즌 안정감이 떨어졌다. 전반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 중이다. 비록 일본 무대에선 통하지 않았지만, 구단 입장에선 '전직 에이스'의 재영입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물론 다른 구단도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다.
만약 밴헤켄이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면 넥센 이외의 팀과도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을까. 국내 구단 사이에 권리는 쟁점이 될 수 있었다. 일단 밴 헤켄의 보류권은 여전히 넥센이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밴 헤켄의 보류권을 이적료를 받고 세이부에 양도했다. 외국인 선수의 보류권 양도는 KBO리그 사상 첫 케이스였다. 하지만 KBO는 이 상황에 앞서 넥센이 재계약 의지를 드러내고 규정에 맞게 이행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정금조 KBO 육성운영 부장은 "넥센은 밴 헤켄과의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 여부를 KBO에 전했고, 보류 선수 명단에도 올렸다"며 "이적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권리가 넥센에 있다"고 전했다.
기간은 2년이다. 이 점은 바뀐 규정을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2015년부터는 입단한 외국인 선수에겐 보류권이 5년까지다. 밴 헤켄은 2012년 입단 선수다.
넥센의 선택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일본 무대에서 고전한 이유에 대해선 구속 저하를 꼽았다. 그는 한국 무대에서 뛸 때 147~148km 빠른 구속과 포크볼을 적절히 활용했다. 하지만 140km 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어깨가 안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전력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보유권은 포기할 전망이다. 염 감독은 "그동안 팀이 이어온 방침이다"고 했다. 필요하지 않은 선수, 더구나 나이마저 많은 선수를 굳이 묶어 놓진 않겠다는 의미다. 염 감독은 국내 선수는 물론 팀은 거쳐간 외국인 선수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