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지만(33)에 대해 계약 해지 승인을 요청했다. 리그 최고 구원 투수였던 안지만으로선 불명예롭게 야구공을 내려놓게 됐다. 삼성은 21일 "투수 안지만에 대해 KBO에 계약 해지 승인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안지만 선수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윤성환 선수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지만은 마카오 카지노의 정킷방(카지노 업체에 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와 국내에서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안지만 지인의 PC와 휴대전화에서 도박 정황을 확인했다. 안지만은 이와 별개로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전날(20일) 확인됐다.
삼성은 "선수단 관리책임을 통감하며 삼성 라이온즈를 사랑해주시는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에 깊이 사과드리는 한편,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안지만은 2002년 삼성 2차 5라운드 40순위로 입단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앳된 얼굴에 깡마른 몸매였다. 한 관계자는 "그때는 체격이 많이 왜소했는데, 입단 후 체중과 근육량이 증가하며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입단 2년차인 2003년 14경기, 2004년 12경기에 나오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2005년) 4월16일 대구 SK전에서 첫 홀드를 기록했다. 그해 63경기에서 8승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이후 몇 년간 주춤했다.
하지만 2010년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9승3패 9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했다. 그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공헌했다.
안지만은 이후 리그 최정상급 구원 투수로 성장했다. 5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2011년 17홀드, 2012년 28홀드, 2013년 22홀드, 2014년 27홀드, 2015년 37홀드를 올렸다. 이에 2014년 시즌 종료 뒤엔 역대 구원투수로는 최대인 4년 총 65억원에 FA 계약했다.
특히 2014년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있어 최고의 주역이었다. 9월 28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대표팀이 2-3으로 뒤진 7회 말 무사 1, 3루에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대표팀은 8회 6-3으로 역전하며 우승했다.
안지만은 구원 투수 부문에서 '기록의 사나이'였다. 최소 경기 10홀드, 20홀드에 역대 첫 4년 연속 20홀드 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6월 15일 두산전에서 LG 류택현(122홀드)을 넘어서며 개인 통산 최다 홀드 신기록을 작성한 뒤 현재 177홀드까지 기록을 늘여갔다. 지난해는 현역 목표 중 한 가지인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받았다. 시범경기를 건너뛴 채 정규시즌에 정상 출장했지만 올 시즌 31경기에서 2승 5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79로 크게 부진했다. 각종 부상과 부진이 잇따랐다. 특히 선수 본인은 부인했으나,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전날(20일)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