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태어난 tvNgo는 웹·모바일 콘텐츠 전문 브랜드다. 새로운 포맷의 중요성이 막 알려지기 시작한 때, 가장 발빠르게 행동으로 옮긴 tvN의 야심작. tvN의 간판스타인 나영석 PD의 '신서유기'가 그 시작이었다.
CJ E&M의 전폭 지원 속에서 등장한 '신서유기'는 tvNgo가 일궈낸 최고의 성과. tvN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나영석 PD가 움직인 만큼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러나 '신서유기' 이후 tvNgo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tvNgo 콘텐츠의 화제성은 떨어졌고, '신서유기' 시즌2에 이르러선 결국 TV 콘텐츠와 웹·모바일 콘텐츠의 경계마저 사라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해질 위기다.
현재 tvNgo 주력 콘텐츠와 그 파급력, 나아가 어떤 미래가 보일지 출범 1년을 되짚었다.
◇ 막대한 투자, 불분명한 수익
tvNgo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미미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출범 당시 tvN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웹·모바일 공략에 나섰다. 나영석 PD와 KBS 2TV '1박 2일' 황금기를 거친 멤버들을 1번 타자로 내세웠고 홍보에도 총력을 기했다. '신서유기' 시즌1을 TV가 아닌 웹(모바일)에서만 선공개하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tvNgo의 판단 실수였다. 투자만 있을 뿐 새로운 플랫폼의 불분명한 수익 구조에 대한 해결책이 분명치 않았다. 결국 콘텐츠는 다시 TV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신서유기' 시즌2는 시즌1과는 달리 TV와 웹에서 거의 동시에 공개됐다. '신서유기' 시즌2가 시작할 당시 나영석 PD는 "시즌1을 만들고 보니 실제로 접하고 향유할 사람이 많지 않더라. 두 가지 버전을 만들어서 수익성을 충족시켜야 하고 낯선 플랫폼이 익숙지 않은 이들도 만족시켜야 했다"며 TV 동시 방송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 tvNgo 미래는
나영석 PD는 "웹 예능은 전기차다. 언젠간 그쪽을 향해 투자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전기차가 더 많이 달릴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tvNgo 전기차는 매우 천천히 굴러가고 있다. '신서유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정도를 제외하곤 화제가 된 tvNgo만의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 tvN 관계자는 "tvNgo 별도 라인업을 구축하거나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다. 정규 TV 프로그램을 짧게 편집해 클립 영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모바일 콘텐츠 시장 중요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 선두주자 tvNgo에겐 꾸준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예능국 관계자는 "새로운 것이 나오질 않으니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적다. 지상파에서 봤을 때 여전히 tvN은 새롭고 신선하므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웹·모바일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방법 밖엔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