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의 재계약이 임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나서 깊은 인상을 남긴 그에게 최고 수준의 계약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호날두가 2021년까지 약 280억원 대 연봉을 보장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놓칠 수 없는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는 2013년 가을 레알마드리드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당시 구단은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는 3년간 약 245억원 규모의 연봉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의 230억원 보다 15억원 가량 더 많은 액수였다.
호날두는 초상권 수익의 상당 부분도 가져가며 세계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축구선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나는 6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로 활약했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과거다. 지금은 마드리드가 내 집이다. 이곳에서 매우 행복하다"며 '마드리드'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지만 호날두의 몸값은 여전히 상한가다. 그가 이번 이적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파리 생제르맹과 맨체스터 시티 등의 구단이 그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속이 타는 건 당연지사. 스페인 매체 아스는 4일(한국시간) "이번 달 안에 호날두의 재계약이 공식화될 것"이라며 "이미 호날두와 레알 회장이 통화로 논의했고, 호날두는 2020년 혹은 2021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워할 수 없는 '날두 형' 사실 겉만 보면 레알 마드리드가 애를 태울 이유가 없어보였다. 호날두는 2015-2016시즌 48경기에 나서 51골 15도움을 기록했다. 물론 손가락에 꼽히는 빼어난 성적이지만, 내용을 톺아보면 다소 부실한 시즌이었다. 호날두는 2015-2016 시즌에 팀이 치른 '빅게임'에서 제대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동료와도 불화설이 나돌면서 '밉상'으로 찍히는 분위기였다.
사생활도 단정한 편은 못된다. 호날두는 바람둥이다. 하루가 멀다고 염문설을 뿌린다. 파파라치들이 찍은 그의 사진 속에는 수영복을 입은 금발의 미녀들이 어김없이 담겨있다. 지난해 오랫동안 사귀었던 모델 이리나 샤크(30·러시아)와 결별한 후부터는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성 교제를 하고 있다. 구설의 중심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호날두는 지난시즌 내내 '축구보다는 사업 확장과 모델 활동에 주력하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성깔도 상당하다. 호날두는 자신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취재진이 무례했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호숫가로 던져버렸다. 각종 연예 매체 가십난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는 날이 드물었다.
유로 2016 대회가 '밉상' 이미지를 바꿔놨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지난달 11일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벌어진 유로 2016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개최국' 프랑스를 1-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내내 고전하던 그는 웨일스와 벌인 4강전에서 1골·1도움으로 팀의 2-0승을 이끌며 이름값을 했다. 유로 2016 F조 예선 2차전에서는 경기장에 난입한 팬과 그라운드에서 사진까지 찍어주는 '인간미'를 발휘했다. 호날두가 벌금을 물건말건, 팬들은 그런 호날두에 환호했다.
백미는 프랑스와 결승전이었다. 호날두는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되자 들것에 실린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펑펑 울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떠올리며 똘똘 뭉쳤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실력과 좋은 이미지를 고루 갖게 된 간판 공격수를 내주기 힘들게 됐다. 이미 세계 축구팬 사이에 '레알 마드리드=호날두'가 각인 돼 있어서, 호날두를 놓치면 손해다. 2021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으려는 레알 마드리드가 과연 호날두에게 얼마를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