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와 안방극장 마동석이 얼굴을 비추지 않는 곳이 없다. 그냥 얼굴만 비출쏘냐. 그의 묵직한 존재감은 어딜 가든 마동석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무서운데 귀엽고, 멋진데 지질하기도 한 이 대체불가 배우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의 마동석을 만든 것은 팔 할이 캐릭터. 마동석의 인생 캐릭터가 담긴 인생작 다섯 편을 꼽아봤다. '얻어 걸린' 번외편은 보너스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신스틸러가 수두룩한 이 영화에서 마동석이 빠질 순 없다. 극 중 마동석은 거대한 덩치를 하고선 허술하기 짝이 없는 건달로 분했다. 태권도장 관장 출신인 그는 최민식을 따라 건달 세계에 입문한다. 그러나 정작 싸울 일만 생기면 망신만 당하기 일쑤다. 이 영화에서 그는 9살 동생 김성균에게 맞는다. 그것도 맥주병으로 아주 세게. ◆ 영화'이웃사람'(2012)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 짧게 편집된 마동석의 '이웃사람' 영상이 유행처럼 돌아다녔다. 사채업자가 된 그는 살인마를 연기한 김성균을 때리고 또 때린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김성균에게 맞았던 복수를 제대로 한 셈이다. 마동석이 김성균에게 "차 빼 XX야. 바뻐"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스크린을 넘어 관객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2014) 이 드라마를 통해 마동석은 마초도 귀여울 수도 있다는 걸 증명했다. 여전히 캐릭터는 단골 역할인 조직폭력배였지만, 은근 슬쩍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코믹 연기도 소화했다. 외양은 한없이 무서워 보여도 속은 따뜻한 의리파라는 설정도 한 몫 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김상중, 박해진, 조동혁 사이에서 그는 '근육귀요미'라는 별명도 얻었다. ◆OCN 드라마 '38사기동대'(2016) '나쁜 녀석들'이 귀요미가 된 마동석을 그렸다면, '38사기동대'는 이 근육을 갖고도 지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마동석은 순진한데 의리 있는 세금징수국 과장 백성일로 변신했다. 훈남 서인국과의 '투샷'에서도 밀리지 않는 인기다. 시청자의 보호본능을 '이상하게' 자극하는 매력 덕분. 그의 활약 덕분에 '38사기동대'는 OC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4.9%,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경신했다. ◆영화 '부산행'(2016) 마동석도 곧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다.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부산행' 덕분이다. '부산행'에서 마동석은 임산부 아내 정유미를 위해 몸을 던지는 의리의 사나이로 분한다.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자상하고 거칠고, 때론 장난기도 넘치는 여러 가지 매력으로 무장했다. 가장 앞에 서서 좀비를 퇴치할 때는 인간인 그보다 좀비가 더 불쌍해 보이는 것이 '부산행'의 관전포인트가 되기도. ◆번외편. 영화 '베테랑'(2015) 특별출연으로 명대사를 남겼다. 마동석은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 하나로 역대급 신스틸러로 남았다. 그야말로 '얻어 걸린' 인생 캐릭터. 실컷 멋지게 등장하더니 슬쩍 사라지는 마무리까지 '귀요미'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