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장 빅4 대전. NEW '부산행', CJ엔터테인먼트 '인천상륙작전', 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까지 주마다 세 작품의 뚜껑이 열렸고 쇼박스의 '터널'만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 사이 '부산행'은 누적관객수 1000만, '인천상륙작전'은 500만 명에 돌파했으며 '덕혜옹주'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흥행 순항 중이다. '부산행'을 제외하고 흥행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각 배급사의 표정은 사뭇 다른 상황. 여름시장 이들의 성적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살짝 짚어봤다.
결국 해답은 손예진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게 손예진은 위기의 롯데를 살린 '구원자'나 다름없다. 2014년 여름시장 개봉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후 딱 2년만. 손예진은 다시 한 번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여름시장 내보인 대작의 주인공으로 흥행 성공을 위해 달리고 있다.
목표는 오로지 '흥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상하리만치 흥행이라는 단어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4년 12월 개봉한 '기술자들'(김홍선 감독) 이후 1년 6개월간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단 한 편도 없는 현실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이병헌 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은 '협녀, 칼의 기억'(박흥식 감독)부터 최근 '사냥'(이우철 감독)까지. 충무로에서 잘나가는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도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만 하면 흥행에 실패했다. 영화계에서도 경쟁을 떠나 "이번에는 롯데가 잘 돼야 하지 않겠냐"는 반응을 내비칠 정도니 그 심각성은 상당했다.
이러한 가운데 출격한 손예진은 죽어가던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심폐소생하고 있다. 개봉 첫 날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인천상륙작전'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덕혜옹주'는 이틀 만에 기적적으로 역주행에 성공, 박스오피스 1위를 따내며 개봉 첫 주 누적관객수 170만 명에 돌파했다.
아직 손익분기점까지는 200만 명 정도를 더 동원해야 하지만 이 같은 기세라면 손익분기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의 입소문 역시 큰 몫을 해내고 있는 상황. 드디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흥행 실패의 싹을 잘라버릴지 영화계 안 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웃게 만든 중심에는 언제나 손예진이 있었다. 2년 전 여름시장 최약체로 꼽힌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무려 800만 돌파에 성공, '명량'에 이어 2위 성적표를 받아내며 반전 흥행을 일궈냈다. 손예진의 티켓 파워가 다시 한 번 입증된 순간이기도 했다.
'덕혜옹주' 개봉 전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손예진의 힘을 믿는다. 경쟁작들의 기세가 상당하지만 2년 전에도 놀라운 성적을 거두지 않았나. 뚜껑은 열어봐야 알고 흥행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많다"며 "무엇보다 손예진의 연기가 압권이다. 흥행과 상관없이 역대급 인생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예측은 적중했다. '덕혜옹주' 개봉 후 관객 반응의 절반 이상은 손예진 연기력에 대한 찬양이다. 또 작품을 위해 '10억 투자'까지 감행한 것을 언급하며 '원금 회수길만 걸으세요'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만약 정말 흥행에 성공한다면 과장을 조금 덧대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아도 모자람이 없다.
다른 배급사들이 1000만, 1000만을 외칠 때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목표는 일단 손익분기점만 넘기자는 것이었다. 그 조차 어려워 1년 6개월을 끙끙 앓았다. 대형 배급사 중 1000만 돌파작이 한 편도 없는 배급사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유일하다. 이러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줄기 빛이 된 손예진이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암흑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줄지 최종 스코어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